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08 09:56

12월 경상수지 26.8억달러 흑자 전환…상품수지 4.8억달러 적자에도 배당소득 44.9달러 흑자 영향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12월 경상수지가 한 달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 연간 경상수지는 29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 급증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규모 대폭 축소로 인해 2011년(166억4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달(-2억2000만달러) 적자에서 한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이는 11월에 비해 통관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줄면서 상품수지 적자폭이 축소됐고 본원소득수지가 배당소득 증가 등으로 큰 폭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2022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9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 급증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폭 대폭 축소로 인해 1년 전보다 554억달러 급감했다.

김영환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년에 비해 흑자규모가 축소됐으나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주요국 성장세 둔화 및 IT경기 하강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상품수출이 역대 최대인 것도 의미가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는 일본과 독일 등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수출강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12월 상품수지는 4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석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12월 수출은 556억7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0.4%, 수입은 561억5000만달러로 2.7% 각각 줄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적자는 계속됐다.

1~12월 상품수지는 150억6000만달러 흑자를 보였으나 1년 전에 비해서는 606억7000만달러 급감했다. 이 기간 수출은 6904억6000만달러로 6.3%, 수입은 6754억달러로 17.7% 각각 늘었다. 역대 최대 수출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류 위주의 수입 급증으로 인해 흑자규모는 대폭 축소됐다.

부산항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부산항 (사진=부산항만공사 블로그 캡처)

상품수지는 당분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수지의 상품 수출입은 국제수지매뉴얼의 소유권 변동원칙에 따라 국내 및 해외에서 이뤄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모든 수출입거래를 계상하고 있어 국내에서 통관 신고된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통관기준 수출입(무역수지)과는 차이가 있다.

일단 통관기준 수출은 1월에도 감소했다. 이에 무역수지 적자폭은 사상 최초로 세자릿수로 확대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고물가·고금리 지속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1년 전보다 16.6%(92억달러) 감소했다. 1월 수입도 598억달러로 2.6% 줄었지만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12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월간 무역수지는 11개월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난해 연간 무역수지 규모는 474억6000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존 최대였던 1997년(-206억달러)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비스수지도 적자를 이어갔다. 12월 서비스수지는 13억9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12월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55억5000만달러로 1년 전(-52억9000만달러)보다 소폭 악화됐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는 12월 중 1억7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운송수지는 항공 및 해상화물 운송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29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나 흑자폭은 축소되고 있다. 또 건설수지는 5억8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는 5억4000만달러 흑자를 각각 시현했다.

반면 가공서비스 수지는 5억5000만달러, 여행수지는 11억4000만달러, 지식재산권사용료는 5억1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이외에도 12월 중 본원소득수지는 47억9000만달러 흑자를, 이전소득수지는 2억4000만달러 적자를 각각 보였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44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1년 새 17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에서 받은 배당수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연간 본원소득수지는 228억8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34억4000만달러 늘었다. 이전소득수지는 25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으나 전년보다는 20억9000만달러 개선됐다.

김영환 부국장은 "향후 경상수지는 에너지 수입 흐름, 주요국 경기 및 IT 업황 개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월 흑자 또는 적자 여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인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서는 수출 지원 및 품목 다변화 노력이 지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이 8일 국제수지 관련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이 8일 국제수지 관련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캡처)

한편 지난해 12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5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연간 금융계정 순자산은 388억3000만달러 늘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3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12월 중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55억1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4억8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43억7000만달러 늘었으나 외국인 국내투자는 30억5000만달러 줄었다. 파생금융상품은 1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146억3000만달러, 부채는 51억7000만달러 각각 감소했다. 준비자산은 38억9000만달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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