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09 16:31

소비자물가 상승률 3.5% 전망…"하반기 중국경제 반등, 우리 수출에 긍정적 작용"

(사진제공=픽사베이)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과 같은 1.8%로 제시했다.

KDI는 9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고 "기존 전망에 비해 민간소비 증가세가 소폭 둔화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2023년 경제성장률은 기존과 동일한 1.8%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를 반영해 기존 전망(3.1%)보다 낮은 2.8%로 내다봤다. 반면 수출 증가율은 1.6%에서 1.8%로 올렸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를 반영해 서비스수출을 중심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우리경제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상반기 경기 둔화 폭은 더욱 깊어지고 하반기 회복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DI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단기적으로 감염병의 급속한 확산세와 그에 따른 중국경제 위축을 동반해 상반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세는 기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나 하반기에는 중국경제의 반등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함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상반기 성장률은 1.1%, 하반기는 2.4%로 각각 제시했다.

앞서 지난 11월에는 상반기 1.4%, 하반기 2.1% 각각 성장해 연간 1.8%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상반기 전망치는 0.3%포인트 하향했고 하반기는 0.3%포인트 상향했다.

연간 1.8% 성장률은 정부(1.6%), 한국은행(1.7%), 한국경제연구원(1.5%) 등의 전망치에 비해 높다. 앞서 지난 3일 한경연은 "지난해 연말을 경과하면서 경기 위축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춘 1.5%로 제시했다. 늦게 발표될수록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KDI는 하반기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다소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도 오는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해 1.7%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제시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그사이 지표를 보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성장률 하향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지난 7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고 KDI가 이번에 1.8%로 제시함에 따라 한은이 성장률을 낮춰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철(오른쪽)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연구위원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정 경제전망'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KDI 유튜브 캡처)
정규철(오른쪽) 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연구위원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정 경제전망'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KDI 유튜브 캡처)

한편 KDI는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 그치거나 고물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KDI는 "하반기 경기 반등의 주요인이 중국경제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에서 감염병 확산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거나 중국의 부동산시장 하강이 경기에 파급되는 경우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등으로 인플레이션의 하락세가 제한되는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부동산경기 하락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올해 경상수지는 수출 증가율의 상향 조정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의 상향(수입가격 하락폭의 확대) 조정을 반영해 160억달러 흑자에서 275억달러 흑자로 상향했다. 상반기에는 대외여건의 악화를 반영해 74억달러 흑자에서 17억달러 흑자로 낮췄으나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을 반영해 86억달러 흑자에서 258억달러 흑자로 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제시했다. 기존보다 0.3%포인트 상향했다. 국제유가의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2022년의 공급 측 물가압력이 공공요금 등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데 따른 것이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파급을 감안해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3.3%에서 3.4%로 조정했다. 

실제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5.2% 상승했다. 전기요금 인상, 연초 제품가격 조정 등으로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11월과 12월에는 5.0%까지 낮아지면서 4%대를 내심 기대했으나 연초 전기요금 상승이 물가를 크게 끌어 올렸다. 특히 1월 전기료 상승 영향으로 전기·수도·가스의 기여도가 지난달에 비해 0.17% 올랐다. 1월 상승 폭의 거의 대부분 이상을 전기료가 차지한 셈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022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수출과 투자가 부진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8% 성장할 것"이라며 "2022년에 비해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소비가 둔화되고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본 것보다 경기가 더 안 좋아서 상반기 성장률을 하향했다"며 "수치로 보면 하반기 성장률이 올라간 것 같지만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돼 있다. 회복속도가 아주 빠르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생각보다는 빠르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소비 증가률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가스요금, 교통비 등 공공요금 위주로 인상스케쥴이 나오고 있는데 직전 전망에서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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