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09 18:15

잠실주공5단지·은마 '50층 재건축 가능'…혁신적 디자인 건축물에 용적률 1.2배 헤택

서울시가 내놓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내놓은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사례'.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서울시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갖춘 건축물이 많이 생겨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향후 획일적 디자인의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혁신적 디자인의 건축물에는 용적률 1.2배, 건폐율 완화 등과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서울시청에서 이런 내용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창의적 디자인의 건축물 건립을 어렵게 했던 제도와 행정 절차를 대대적으로 손보고 혁신적 건축물이 서울 곳곳에 건립되도록 인센티브 등 제도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핵심이다. 

오 시장은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는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디자인적으로 우수한 건축물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단지에서 50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성수, 잠실주공5단지, 은마 등 여러 재건축을 앞둔 지역에서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을 요청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곳이 있다"며 "성냥갑 아파트 퇴출 2.0과 연계해 주민 편의시설, 한강변 수변공간과 연계성 등을 감안한 뒤 50층 이상을 허용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 지역 중 하나로 꼽힌 성동구치소에는 공항 고도제한 등 이유로 50층까지는 어려울 전망이다. 성동구치소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일부 민간분양도 반영한 주택 공급 계획을 수립 중이다.

유 부시장은 또 "50층이 목표가 아니라 디자인 혁신이 목표"라며 "디자인만 좋다고 하면 높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2007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디자인 혁신 정책의 하나로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선언했던 오 시장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이후 혁신건축물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혁신 건축물이 자연스럽게 많이 지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시는 또 공공 분야부터 창의적 건축설계를 유도하고 이를 민간 건축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예술성과 상징성이 필요한 공공 건축물은 사전공모 제도를 도입해 디자인부터 확정한 뒤 공사를 시작하고 창의적 디자인이 가능하도록 설계비·공사비를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다. 

민간 건축물에는 혁신 건축 디자인 제안(공모)과 통합선정위원회(가칭) 검증을 거쳐 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높이(층수)·용도 등 규제를 완화하고 법정 용적률을 120% 올려준다.

오 시장은 "그간 한국 건축물은 복잡한 심의 과정에서 사업계획이 지연되고 디자인이 왜곡돼 용을 그려놨는데 뱀이 나오고, 호랑이를 그려놨는데 고양이가 나오는 식이었다"며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특별건축구역의 개념을 '디자인 자유구역'으로 전면 개편해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공공 건축물 역시 설계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높이(층수)·용도 등 규제 완화와 법정 용적률 상향 등을 추진한다.

다만 이러한 인센티브는 일반 건축물에 우선 적용되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는 단계적 확대 적용을 검토한다.

디자인 혁신은 주거 분야에서도 추진된다. 서울시는 경관, 조망, 한강 접근성,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하면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해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조성할 방침이다. 아파트 저층부·입면 특화, 한강변·수변 아파트 단지 등 우수 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적용한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는 디자인 특화 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민 편익 시설 등을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오 시장은 "도시건축 혁신으로 서울의 표정이 바뀌고 5∼10년 뒤에는 도시 경관에 많은 변화를 일궈낼 것"이라며 "엄근진(엄숙·근엄·진지) 이미지인 서울을 즐거운 도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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