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10 16:37

현대연 "상품 수출 악화되고 해외여행 본격화로 여행수지 적자 심화"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전보다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수출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하반기로 예상되는 경기회복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야만 작년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98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54억달러(-65%) 줄었다. 이는 11년 만에 최저치다.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 감소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연간 상품수지 흑자폭은 150억6000만달러로, 606억7000만달러(-80%) 급감했다. 상품수지에서 줄어든 흑자 규모가 경상수지 흑자 축소 규모를 상회했다. 

지난해 연간 상품수출은 6904억6000만달러로 6.3% 늘었다. 수입은 6754억달러로 17.7% 증가했다. 에너지 위주의 수입 급증 영향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은 대폭 축소됐다.

문제는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는데 있다. 물론 국제수지의 상품 수출입은 국제수지매뉴얼의 소유권 변동원칙에 따라 국내 및 해외에서 이뤄진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모든 수출입거래를 계상하고 있어, 국내에서 통관 신고된 물품을 대상으로 하는 통관기준 수출입(무역수지)과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상품수지가 적자를 기록 중인데 이는 통관기준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시점과 동일하다. 특히 1월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로 16.6% 감소했고, 무역수지 적자도 12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무역적자폭이 역대 최초로 세 자릿수로 벌어졌다. 기존 최대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달러)보다 30억달러 이상 많다. 이에 1월에도 상품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LA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MM)

상품수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작년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55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억6000만달러 소폭 확대됐다.

현대경제연구연도 지난달 '한국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기 침체 심화에 따른 상품 수출 악화 가능성, 운송수지 악화 및 해외여행 본격화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심화 등이 경상수지 흑자 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서비스수지 흐름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묶였던 여행 제한이 속속 풀리면서 여행서비스 적자폭은 확대되고 있고, 그간 높은 해상운송비용으로 2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운송서비스의 흑자폭은 축소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31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운송서비스의 11월과 12월 흑자 규모는 1억5000만달러, 1억7000만달러로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지난 8일 향후 경상수지에 대해 "에너지 수입 흐름, 주요국 경기 및 IT 업황 개선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당분간 매월 흑자 또는 적자 여부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도 지난해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275억달러로 제시했다.

우리 경제가 하반기부터 중국경제의 도움을 받아 회복세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115억달러를 상향했다. 하지만, 100억달러 이상을 상향 조정에도 지난해(298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KDI는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17억달러로 내다봤다. 이는 상반기 중 두 자릿수 수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상품 수출은 상반기 11.9% 줄고 하반기 0.6% 늘어 전체적으로 5.9%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 등에서 경기 둔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상반기 수출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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