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10 13:20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어"
국민의힘 "궤변에 피해자 코스프레" vs 민주당 "망나니 칼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장으로 입장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장으로 입장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출석을 놓고 '억지 궤변', '피해자 코스프레'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검찰 수사를 '망나니 칼춤', '선택적 수사' 등으로 규정하며 맞받아쳤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0일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한뒤 논평을 내고 "마치 검찰 출석을 핑계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인 양 떠들썩하게 입장 발표를 했다"며 "'유권무죄 무권유죄'를 운운하고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억지 궤변을 반복했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검찰 조사실로 들어가기 앞서 "권력이 없다고 없는 죄를 만들고 권력이 있다고 있는 죄도 덮는 유권무죄 무권유죄 검사 독재 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민생에는 무심한 정권"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양 수석대변인은 "그토록 민생이 걱정된다면 민주당이 하고 있는 당대표 방탄을 이제 그만 멈춰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양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장외집회에 나서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키는 등 시급한 민생현안을 챙기는 데 소홀했다"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검찰 출석 전부터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날을 세웠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 확대점검회의에서 "당초 검찰이 오전 9시30분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대표는 자기 마음대로 '11시에 가겠다'고 하고 국회의원과 야당 대표 특권을 마음껏 누리고, 정치탄압을 받는 피해자 이미지까지 연출하고 있다"며 "오로지 머릿속에 검찰에 탄압받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피해자 코스프레뿐일 것"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선택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8일 1심 재판에서 대부분 무죄를 받은 것을 고리로 '대장동 특검'을 재점화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이 가장 선택적으로 수사하는 대상은 이 대표"라며 "50억 클럽 수사는 방치하면서 이 대표 수사에는 올인한다"고 개탄했다.

이어 "민주당은 일찌감치 50억 클럽과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봐주기 수사를 포함한 대장동 사건 일체를 독립적 특검으로 진상규명하자고 해왔다"며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이 특검도 수용해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민생에 무심한 정권이 정치검찰을 총동원해 정적 죽이기 칼춤을 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23분께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2차로 출석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경기 악화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고를 외면한 채 야권을 겨냥한 수사에만 힘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경기 악화 직격탄을 국민에게 돌리며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부터 금리까지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고, 치솟는 대출이자 걱정에 제2의 빌라왕을 만나지 않을까 밤잠 설치는 국민들이 전국에서 고통을 호소한다"며 "이재명 죽이자고 없는 죄 만들 시간에 전세사기범부터 잡으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검사 출신인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퇴직금 50억원'의 뇌물 혐의를 무죄 받은 점도 언급하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힐난했다.

그는 또 "곽 전 검사의 50억 뇌물 의혹이 무죄라는데 어떤 국민이 납득하겠나"라며 "이재명을 잡겠다고 쏟는 수사력의 십 분의 일만이라도 50억 클럽 수사에 썼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의 서울중앙지검 출석은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10일에는 '성남 FC 불법 후원'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도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첫 번째 소환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성남FC 사건은 아직 뚜렷한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두 번째 소환 이후에도 검찰에 조종되는 궁박한 이들의 바뀐 진술 외에 그럴싸한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자가 발길질하고 짓밟으니 패자로서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제 업보로 알고 감수하겠다"며 "'유권무죄·무권유죄'의 검사 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로서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제가 진술서로 이미 충분히 사실을 밝혔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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