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12 14:14

농림부, 축산물 온라인 경매 확대…'축산물 납품가격 신고제' 도입 추진

 

경주시의 한 한우농가. (사진제공=경주시)
경주시의 한 한우농가. (사진제공=경주시)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한우 도매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 어려움을 완화하고 가격 하락 문제가 2024년까지 장기화될 것을 고려해 농협, 한우협회 등 생산자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관련 대책을 지속적으로 논의,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한우산업은 사육 마릿수가 358만두로 역대 최고치에 도달하고, 도축 물량은 95만두로 전년 대비 8만두가 늘어나며 내년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공급물량 증가로 인해 한우 도매가격은 추세적 하락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한우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는 지난 2019년부터 지속돼왔다. 그러나 2020~2021년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가정수요 증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따라 수요가 크게 증가해 사육 규모가 지속 확대됐다.  

다만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등심 100g당 가격은 1월 9741원으로 전년 대비 12.9% 하락했지만 평년 대비로는 오히려 4.5% 상승했다.

올해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고급육인 한우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직간접 유통비용을 포함한 소매가격 구조상 도매가격이 하락한 비율만큼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적인 수요 창출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한우 도매가격 연착륙을 통한 2023년 한우산업 안정화를 목표로, 지난해 대비 올해 추가 공급 예상 물량 2만4000톤에 대한 추가 수요 창출을 통해 한우 가격을 안정화시켜 중소농의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농협과 협력해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전국 980개)를 중심으로 연중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0% 낮은 수준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한우 소비 비수기인 2~3월, 6~7월, 10~12월에 전국적인 추가 할인행사를 집중 실시해 수요 감소로 인한 한우 도매가격 급락을 최대한 억제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경쟁사인 대형마트, 온라인몰, 슈퍼마켓, 정육점 등의 한우 소매가격 인하를 유도, 소비자가 한우 가격 할인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할인행사 일부 비용은 자조금을 통해 지원해 전국적으로 한우 소비 확대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대형 가공·급식업체 등에서 제조·사용되는 육가공품, 식재료 등에 쓰이는 육류를 한우로 대체한다. 식재료 중 일부를 한우로 대체하는 업체에는 차액의 일부를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2023년 한우 수출을 2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검역 문제로 인해 현재까지는 홍콩 중심으로 지난해 기준 약 44톤의 수출이 이뤄졌지만 우리나라가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면 수출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여행객 증가 등 활성화되는 홍콩시장 공략을 위해 홍콩 바이어 및 유통업체, 외식업계 대상 홍보 행사, 현지 소비자 시식 체험, 한우 요리법 경진대회 등 대(對) 홍콩 수출 프로모션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할랄 인증 시기에 맞추어 바이어 및 유통업체 대상 홍보 행사를 통해 한우 수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농가 경영 여건 개선에도 나선다. 농가 경영비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 구매자금(2023년 총 1조원, 금리 1.8%)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당초 50%에서 60%로 확대한다.

또한 국제 사료 곡물 가격 인하, 환율 안정 등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배합사료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우 가격 급락으로 경영이 악화된 농가에 대해서는 농업경영회생자금을 지원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정책자금을 1%의 저리로 대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소농가를 위한 추가 대책도 추진한다. 사료 구매자금 우선 지원 농가를 기존의 '소 150마리 이하 사육' 농가에서 '소 100마리 이하 사육' 농가로 변경하고, 중소농에 대해 조사료 할당관세 물량을 우선 배정한다.

농가의 담보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가축을 담보로 활용한 대출 활성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한다. 농업경영회생자금의 경우, 중소농의 경영 악화 및 지원 시급성을 고려하여 한시적으로 대출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한, 지역 축협의 직매 비중을 현재 40% 수준에서 50%까지 확대하고 중소농이 암소 출하 시 축협이 직접 매입해 농가의 도축경비(약 40~50만원)를 절감하는 한편 중소농에 대해 농가가 선호하는 요일에 출하할 수 있도록 공판장(음성) 우선 출하권을 부여한다.

정부는 이번 한우 도매가격 하락이 한우 공급과잉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해 중장기 수급관리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빠르게 공급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시장 자율적으로 한우 가격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2024년 상반기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감축할 계획이다. 

운송비와 가공비 절감 등 유통 효율화를 위해 축산물 온라인 경매를 확대하고 부분육 경매를 도입한다.

이 밖에 축산 도매업자, 가공업체 등이 가축이나 부분육을 납품받는 가격 등을 보고하게 하고 평균 납품가격을 공개하는 '축산물 납품가격 신고제' 도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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