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17 18:30

박태순 "안철수, 한계·약점 드러내고 신뢰 잃어…김기현, 당 주류 신뢰 받아 약점 극복"
정성태 " 윤 대통령 적극 지지층, 김기현 후보에 쏠려…이준석계, 안철수와 연합 양상"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 (사진제공=박태순 부원장)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순회 경선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적잖은 국민들의 관심사는 대략 세 가지 정도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누가 결선에 오르게 될까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다.

이에 못지 않은 관심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원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김기현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1차에서 끝낼 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마지막으론 1차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없어서 최종 두 명이 결선투표에 오르게 될 경우 결선에서 대역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이다. 

디른 관전 포인트도 적지 않다. 물론 이것은 선거가 치러진 이후의 얘기다. '보수세력 내부의 노선의 차이로 인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각각 대변하고 있는 네명 후보의 '득표율로 본 현주소'를 확인하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이른바 '링 밖'에 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보수정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승민 혹은 이준석계의 영향력 확인도 포함될 것이다. 

김기현 후보가 국민의힘 내부의 주류 보수라면 황교안 후보는 친박·강경보수 정도의 포지션에 있고 안철수 후보는 중도보수에 가깝다. 천하람 후보는 청년·개혁 보수로 분류된다. 선거 기간동안은 이들 간의 각축전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고 선거 이후에는 이들은 국민의힘 책임당원들로부터 냉정하게 매겨진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분석과 전망'에 대해 모두 세 명의 정치 전문가가 1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생활했으며 프랑스 소르본느 정치학과에서 '정치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와 바른미래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태순 혁신과미래연구원 부원장은 "여론조사결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김기현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많이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안 후보가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입당을 하고 제대로 당에 안착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대표에 출마하면서 안 후보는 자신의 한계와 약점을 드러냈고, 당 대표 자격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수차례 당을 만들고 실패한 리더십, '손가락을 자를 것'이라는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어록 등에 따른 정체성 의심, 습관성 출마에 따라 매번 들썩이는 '안랩'과 정치테마주로 피해 보는 투자자 등의 모습으로 인해 당원과 지지자들로부터 신뢰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후보는 지역정치인 출신으로 인한 인지도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당의 주류들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약점을 극복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그러던 중에 황교안 후보가 울산의 토지 매입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타 후보의 주요 공격 포인트가 됐다"면서도 "그러나 1998년 산 땅이 23년 후 실거래 시세 차액이 크다는 이유로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한 듯 보인다.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문재인 정부 시절에 혹독하게 당하게 되면서 김 후보는 현재 당 대표 후보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에 대해선 "이번 선거를 통해 존재감을 높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이준석의 아바타라는 인상을 어떻게 벗어나 독자적인 젊은 미래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까 하는 문제가 더 큰 과제로 남게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교안 후보에 대해선 "총리를 했음에도 당내 입지나 무게감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선 나름 선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짧게 평했다.

박 박사는 총평으로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가장 특이한 점이라면, 국민들 눈에는 이번 경선에 다섯명이 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며 "링 안에서 4명, 링 밖에서 1명이다. 이준석은 온갖 언론에 나와서 선거를 뛰고 있다. 후보들 보다 이준석이 더 많이 언론에 노출되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러나 그는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논객으로서 장기판에 훈수 두듯이 전지전능한 말들을 여과없이 쏟아내고 있다. 논객은 말에 정치적 책임이 없으며, 따라서 그 실효적 영향력도 부족하다"며 "그의 말이 실제로 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또한 "당원은 당지지자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 당원은 이해관계자들이다. 당의 성패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유권자의 자격으로 당대표 투표에 임한다"며 "반면에 당지지자는 감성적 소구에 따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은 윤석열 정부와 하모니를 이루고 상조하는 당대표를 뽑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대통령과 당대표의 굳건한 결합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 (사진제공=정성태 전 수석대변인)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 (사진제공=정성태 전 수석대변인)

정성태 민생당 전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게 된 근본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 및 그 주변부에 의한 끊임없는 당내 분란행위가 있었다. 내부 총질이 그것이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이는 민주당보다 더 악랄하고 집요하게 여겨지기에 충분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에 더해 이준석 전 대표의 성수납 의혹과 그것을 무마하기 위한 증거인멸교사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국민의힘 윤리위에 의해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그런데도 반성과 자숙은 커녕, 여전히 내부총질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계속해서 "국민의힘 책임당원들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듯 싶다"며 "당정이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안정된 가운데 개혁을 이루고 또 경제발전과 민생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다. 이 때문인지 윤 대통령 적극 지지층에서는 김기현 후보에게 쏠림 현상이고, 반면 이준석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계는 안철수 후보와 연합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준석-유승민 계와 안철수 후보계는 이번 당대표 선거를 위해 임시 동거하는 관계로 볼 수 있다. 두 계파 모두 그간 보여준 정치 행보에 있어서 끊임없는 갈등과 파괴를 일삼았던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이번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의 핵심은 당정 혼연일체를 통해 국민에게 믿음을 줄 것인지, 또는 내부 총질세력에 의한 난장을 지켜볼 것인지의 기로에 놓여 있는 형국"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야당 중진의원의 보좌진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주 핵심만 말하겠다"며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선 1차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김기현 후보가 1등을 하는 것은 상수(常數)인데, 2등이 안철수 후보일지 천하람 후보일지는 장담하지 못할 상태까지 왔다"며 "안철수 후보가 1차경선에서 2등으로 올라올 경우 김기현 후보에게 패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또한 "천하람 후보가 2등으로 결선투표에 올라가게 된다면 2차 경선에서 김기현 후보를 꺽고 당대표에 당선되는 대이변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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