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2.19 16:04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소주와 맥주 등 주류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소주 6000원' 시대가 현실이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보다 5.7% 상승했다. 소주는 7.6% 올랐고, 맥주는 5.5% 인상됐다.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주요 주류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가격 인상을 진행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2월 참이슬과 진로 출고가를 7.9% 인상했고, 한 달 뒤인 3월에는 테라와 하이트 출고가를 6년 만에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해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7%가량 인상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클라우드 출고가를 3년 만에 8.2% 올렸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3월 6년 만에 오비, 카스, 한맥 출고가를 평균 7.7% 높였다. 한라산소주도 작년 3월 출고가를 8%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체들은 아직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올해도 소주와 맥주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원자잿값 인상과 함께 주세 인상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맥주의 경우 주세가 오는 4월부터 인상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세재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지난해보다 ℓ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소주는 원·부자재 가격이 부담이다. 지난해 국내 소주 주정을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정 값을 7.8%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원자잿값이 지난해 크게 오르면서 주정회사 실적이 하락하면서 주정 값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주병을 제조하는 제병업체도 공용병인 녹색병의 공급가를 기존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 판매하는 주류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통상 음식점에서는 소주와 맥주의 병당 공급가가 100원 오르더라도 500원 또는 1000원 단위로 올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임대료나 전기·가스비는 물론, 식자잿값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저항이 높은 음식값보다 주류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만간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미 가격을 인상한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올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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