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21 14:35

"남편은 뺀질이 아냐…나와 엄마에게 진짜 문제 있었다면 검찰총장도 안 됐을 것"

​지난 1월 3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 소년 로타를 대통령실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지난 1월 3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 소년 로타를 대통령실로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와 좌파매체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 간의 7시간 전화통화 녹취록과 관련해 대체로 김 여사에게 유리한 내용은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명수씨는 지난 2021년 7월초부터 12월초까지 김건희 여사와 나눈 7시간 분량의 전화통화 내용을 녹취했고, 서울의소리 측으로 해당 녹취록을 넘겨받은 MBC '스트레이트'는 지난 2022년 1월 16일 녹취록 일부분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월간조선'은 MBC 스트레이트가 보도에서 배제한 추가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건희 여사에게 유리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MBC와 서울의소리 측이 의도적으로 김 여사에 다소 불리한 내용만 보도하고, 유리한 내용은 배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추가 녹취록에선 이른바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부분도 나온다. 2021년 11월 15일 이명수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내일 또 권오수(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또 (영장)실질심사 들어가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그러니까. 십몇 전 것을 지금 이렇게 하는 거야"라며 "나 결혼하기도 전에 일을 가지고. 뭐, 할 수 없지. (남편이 정치 선언을 했으니) 어떻게 해. 우리를 공격하려고 말도 안 되는 얘기(공격)를 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여사는 또 "내가 주가 조작을 할 줄 알아야 하든지 할 것 아니냐"며 "몰라. 나는 그런 거(주가 조작)할 줄은."이라고 피력했다.

MBC는 이런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는데,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등 수사 관련 내용 및 사생활 관련 내용은 보도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의소리는 법원이 방송을 금지한 통화 녹취록을 유튜브를 통해 올렸는데,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억울함을 내비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게 '월간조선'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서울의소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올 2월 10일 서울중앙지법은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 여사는 서울의소리 측에서 받을 배상금 1000만원을 모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 측은 이 돈을 튀르키예 지진 피해 구호 성금으로 내거나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는 대선 국면 초기인 2021년 9월 3일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서도 이명수씨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김 여사는 "우리는 한 적이 없는데, 정치 공작하는 거야. 우리 남편이 (2020년) 4월 조금 전부터 여기저기 종기가 나서 수술을 했다. 똑바로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끙끙 앓았다. 4월 3일 날 병원에 간 기록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남편은 그런 지시를 한 적도 없고, 원래 그런 거 안 한다. 우리 남편은 누가 고소하겠다고 해도 그걸 또 말리는 사람인데. 우린 그래서 하나도 못 했다. (그런데) 무슨 고소 고발을 뒤에서 시키겠나"라고 했다. 

2021년 7월 20일 통화에선 이명수씨가 김 여사에게 '사모님'이라고 부르겠다고 하자, 김 여사는 "그냥 누님이라고 하라. 무슨 사모님이냐. 저 그렇게 뭐 권위적인 사람 아니다. 내가 언제부터 사모님이었다고. 어휴 나는 아주 그냥 완전 시골 사람이다. 우리 외가가 소 키우고 그랬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시골 생활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씨가 "서울깍쟁이는 아니라 이거죠"라고 하자, 김 여사는 "나에 대해 너무 이상한 이야기가 나와 선입관이 생겨서, 제 주변에선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씨는 김 여사에게 '모친이 치매기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여사는 "나이가 있으니까 기억이 잘 안 나고 그런 게 있는 거지 되게 똑똑하다. 치매 아니다. 우리 엄마 굉장히 순하다. 이름의 순자도 순할 순자"라고 말했다.

김건희(가운데) 여사가 지난 2월 3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에서 수어로 해 보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김건희(가운데) 여사가 지난 2월 3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한국수어의 날 기념식'에서 수어로 해 보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캡처)

2021년 12월 8일 김 여사는 이 씨와의 통화에서는 김 여사 본인과 모친에 대한 의혹 제기는 반대급부의 공세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그냥 우리 남편(에 대해) 뭐 파헤칠 게 없으니까 그냥 나 가지고 계속 그냥 의혹을 (제기)해가지고, 절대 절대 이 여자가 되면 안 된다, 이런 걸 자꾸만 알리려고 하는 그런 거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기 전 1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갖다가 남편을 공격하면, 우리 남편하고 무슨 상관이냐"며 "따지고 보면 나와 우리 엄마한테 진짜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 남편이 서울지검장도, (검찰)총장도 안 돼야 하는 거야"라고 지적했다.

김 여사는 세간에서 적잖게 거론되는 무속 관련설도 거론했다. 김 여사는 2021년 10월 31일 통화에서 '무속'에 대한 이명수 씨의 질문에 "나는 굿 같은 거는 단 한 번도, 내 인생에 우리 남편하고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 그런 거 제일 싫어해"라며 "(나는)성경 공부 되게 오래 하고, 불교 공부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2021년 7월 12일, 이명수 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성격에 관해 묻자 김 여사는 "너무 너무 순진하고. 너무 너무 정이 많다. 저희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때문에 얼마나 핍박당한지 모르냐. 완전히 탈탈 먼지 털리듯 털려서 제가 너무너무 고통 받았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우리 남편 정말 의리 있다. 지위(地位) 이런 거 안 가리고"라며 "만약 명수씨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우리 남편은 사흘 밤낮을 같이 자고, 같이 술 마셔주고 상주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다. 정말 남자다. 제가 그래서 좋아하는 것이다. 뺀질이가 아니다. 우리 남편은"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9월 19일 통화에선 이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직원들과 함께 순댓국집에서 밥을 먹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하자 김 여사는 "서민적인 게 아니라 그냥 서민이야. 제일 서민이야. 여기는"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 간부들과 자신의 운전기사 및 수행비서 등과 함께 순댓국을 먹었다고 한다.

이씨가 "총장님이 밥 해주는 사람 아니냐"라고 하자, 김 여사는 "나는 아예 안 하고 우리 남편이 다 하지"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또 "항상 요리를 나한테 해서 주지. 나 점심 먹을 것도 딱 해놓고 요리하고 출근하고 그랬지. 옛날에. 검사 할 때는"이라며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못 하고 나는 시집 와서 요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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