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21 16:26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차광렬 차병원 회장도 기소 대상자 거론

네이버 분당 정자동 사옥. (사진=원성훈 기자)
네이버 분당 정자동 사옥.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입건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등을 곧 재판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들의 뇌물공여 혐의 관여 정도를 검토해 재판에 넘길 대상자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청구서에 따르면 성남FC 후원금 의혹의 뇌물공여자들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비롯해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이사 겸 네이버 인사그룹장,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 차광렬 차병원 회장 등이 기소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네이버 대표 등은 지난 2014∼2016년 ▲성남시 178-4번지 부지 내 건축 인허가에 대한 신속하고 원활한 협조 ▲10% 이상 근린생활시설 반영 ▲178-4번지 부지의 최대용적률 상향(870%→940%) 및 자동차 진·출입으로 변경 등 부정한 청탁을 하고, 희망살림을 경유해 제3자인 성남FC에 후원금 40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네이버가 후원한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공익법인 희망살림(현 주빌리은행)을 통한 것에 대해 김 전 대표와 김진희 전 네이버I&S 대표이사 등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공범으로 규정했다.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은 지난 2015∼2018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등 부정한 청탁을 하고 성남FC에 50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전 회장과 공모한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는 작년 9월 30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차광렬 차병원 회장도 같은 시기 '국제 줄기세포 메디 클러스터' 사업을 진행하면서 분당구 야탑동 옛 분당경찰서와 분당보건소 부지 용도변경 등 부정한 청탁을 하고 총 33억원의 후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측근인 부동산개발 용역업체 대표 황모씨도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에 공범으로 규정했다.

분당 정자동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사진=원성훈 기자)
분당 정자동 '더블 트리 바이 힐튼' 호텔. (사진=원성훈 기자)

황씨는 검찰이 수사 중인 '정자동 호텔 부지 특혜 의혹'의 주요 인물로도 거론되고 있다.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은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이 지난 2015년 베지츠종합개발이 정자동 시유지에 관광호텔을 건립하면서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 등 여러 특혜를 받았다며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를 직권남용·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 정진상 전 실장과 공모해 현안이 있는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공여하게 한 혐의로 이모 전 성남FC 대표, 전모 전 성남시 행정기획국장 등도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제3자 뇌물 혐의에 가담 또는 지휘하는 등의 관여 정도를 집중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의 경우 이 모 전 대표가 벌써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최고결정권자들에 대한 기소 가능성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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