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2.22 15:45

'인상 같은 동결' 관측…"매파적 시각은 유지할 듯"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내일(23일)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 수준으로, 이번 금통위에서는 1년 만의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연장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경기가 생각보다 더 나빠지고 있는 만큼 인상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달 10일부터 15일까지 채권전문가 1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66명(66%)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및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동결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우세했다. 이 밖에 33명은 0.25%포인트, 1명은 0.50%포인트 인상을 각각 예상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당장 추가 인상도, 향후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를 생각하면 추가 인상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은도 이제는 움직이기보다는 지켜보자는 의견이 주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1년 반 사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020년 8월 0.50%에서 0.75%로 인상이 시작된 기준금리는 현재 3.50%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는 8번의 회의 중 2월을 제외한 7번의 회의에서 모두 금리가 인상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만 2.25%포인트가 올랐다. 올해 1월까지 더하면 연속된 7번의 회의에서 금리가 모두 오르는 초유의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동결을 결정할 경우 만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간의 누적된 통화 긴축 효과를 지켜보면서 인상보다는 동결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결 결정에도 한은은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이 상향 조정될 우려를 고려할 때 한은은 비둘기적 신호를 통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인상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금리 인상 명분도 퇴색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여건 변화에도 한국 경기 부진 우려 확대를 근거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며 "지금 한은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보다 집중해야 할 형편이다. 대외 여건은 비슷할 지라도 내부 상황은 악화된 만큼 2월 금통위부터는 금리 동결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은이 1월 금통위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예고했으니 경기 둔화 우려는 글로벌 대비 더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여전한 물가 상방 리스크로 물가 전망치는 연간 3.6%를 유지하겠으나, 성장률은 상반기 하락폭을 키우면서 1.5% 내외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도 내놓는다. 1.7%로 제시 중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다소 하향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그사이 지표를 보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하향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과 관련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상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성장률은 -0.4%로 10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상반기 경제 어려움이 예상보다 더 심화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 FICC팀은 "새로운 2023년 경제전망의 경우 성장률은 1%대 초중반대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은이 전망하는 올해 물가상승률은 3.6% 수준이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 "연초 5% 이상을 보이고 있는데 3월에는 4%대로 내려가고 연말에는 3%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최근 1~2개월 사이 굉장히 많은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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