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2.23 10:55

‘진상조사단 구성’ 민주당에 "적극 환영…제발 용두사미 하지 말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자신을 향해 제기된 'KTX울산역 역세권 투기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최근 의혹 검증을 위한 진상조사단을 꾸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체포동의안 물타기'라고 꼬집었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에 대한 반박이지만 3·8 전당대회 당권 경쟁 과정에서 불거진 상대 후보들의 공세도 함께 잠재우려는 포석으로 읽혀진다.  

김 후보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형적인 모함이자 음해"라며 "1800배 시세차익도 거짓말이고, 연결 도로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이걸 가지고 이미 5년 전부터 계속해서 시비를 걸고 공세를 펼쳐 왔다"며 "당시 민주당이 여당이던 시절인데 야당이던 제 단 하나의 털끝 만한 흠집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을 향해선 "(진상조사단 구성을) 적극 환영한다. 제발 흐지부지하고 용두사미 하지 말라"고 비꼬았다.

이에 더해 "2년 전 제가 원내대표였을 때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게이트' 물타기를 위해 허위사실을 가지고 울산 땅을 공격하더니, 이번엔 저 김기현이 당대표로 유력해지자 발등에 떨어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물타기하기 위해 재탕, 삼탕에 나섰다"고 개탄했다.

해당 의혹은 김 의원이 울산시 고문변호사로 재직 중이던 1998년 2월 매입한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의 임야 약 3만5000평에 대한 얘기다. 이후 KTX울산역 연계도로가 기존 계획과 달리 노선을 변경했는데, 변경 노선이 김 후보 소유 임야를 지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이 핵심이다.

김기현 캠프는 이날 배포한 팩트체크 자료를 통해 김 후보가 도로 계획 변경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캠프는 "논리로 따지기보다 상식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산 밑을 관통하는 100% 터널로 계획돼 시세차익을 취하고자 도로 계획을 변경했다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쏘아붙였다.

김 후보가 내부 정보를 빼내 임야를 취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노선 변경 및 역사 설치는 울산시 권한이 없고 중앙정부가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한다"며 "임야를 취득한 때로부터 5년 9개월이 지난 후 울산역 설치가 발표됐다"고 반박했다.

특히 당시 울산시장이 민주당 소속 송철호 시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캠프는 "민주당 송철호 시장 재임 시절인 2019년과 2021년 두 번에 걸쳐 (도로계획 변경) 연구용역을 진행했다"며 "모두 김 후보 임야 밑으로 지하터널 도로계획이 선정돼 승인됐다"고 설명했다.

시세차익이 1800배(64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도 반박했다. 캠프에 따르면 매입 당시 200~400원이던 임야 개별공시지가는 2022년 기준 1000~2000원대다. 캠프는 "관련법상 터널이 통과하는 김 후보의 임야에 대한 보상은 없다"며 "지난 2021년 의혹을 제기했던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구수리의 '6차선 도로 옆 아파트 부지'를 기준으로 비교하면서 금액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의 입장 표명은 표면적으론 민주당을 풀이했지만 당내 당권주자들에 대한 대응목적도 겸한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의혹은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거론하며 수면 위로 끌어올려진 이후 이번 전대의 최대 이슈가 됐다. 천하람·황교안 당대표 후보는 전날 3차 TV토론에서도 김 후보의 의혹과 관련해 ‘천문학적 시세차익’, ‘권력형 토건비리’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취했던 것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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