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3.02.27 16:33

100억원대 인수금액 놓고 설왕설래…"인하우스 경영 이면엔 일감 몰아주기"

농협금융지주 사옥.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금융지주 사옥.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농협중앙회가 광고대행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계열사인 농협네트웍스가 대행사를 인수하고 자금은 농협은행이 대주는 형식이다. 하지만 최근 인수 금액을 놓고 은행 안팎에서 고평가 논란이 나오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농협네트웍스에 총 400억원의 자금을 지원키로 결의했다.

농협네트웍스는 해당 자금을 통해 광고대행사 인수와 내부 운전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수를 추진 중인 광고대행사는 인터콤 어소시에이션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농협금융, 농협은행, 농협캐피탈, 농협목우촌 등 농협 그룹사를 주력 클라이언트로 보유 중이다.

문제는 인수 자금이다. 인터콤 측에선 매출액 기준으로 매각액을 정해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인터콤의 최근 공시인 2019년 기준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69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수입은 39억481만원으로 전년대비 27%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7억8623만원에서 4616만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인터콤의 기본주당순이익은 1515원으로 발행 주식을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1억1818억원에 불과하다.

농협네트웍스는 2017년 NH개발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한 이후 건축·시설과 미디어, 차량지원, 여행, 용역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광고업도 사업 목적에 포함돼 광고대행사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농협 설립 목적이 농업과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고액을 들여 광고대행사를 사들일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농협이 광고대행사 인수를 위해 최대 100억원 선에서 계약을 체결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농협네트웍스가 광고대행사를 인수한 뒤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농협의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는 매년 국감 단골메뉴다.

지난해 국감에도 농협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체결된 계약 7367건 중 5525건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했다. 수의계약 중 농업과 관련된 건은 5.7%에 불과했다.

수의계약 대부분은 농협 자회사가 맡았다. 농협의 계약사무처리준칙에 따르면 농협(지주회사, 자회사, 손자회사) 및 농협 회원이 경영지배하는 출자·출연 법인, 농민신문사, 농협중앙회신용협동조합과 계약을 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체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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