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02 09:59

추경호 "반도체 경기 반등 없이 수출 회복 제약…올해 수출 플러스 총력"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월 전산업생산이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소비는 석 달 연속 감소했고 투자는 두 달째 줄었다. 광공업을 중심으로 전산업 생산이 반등했으나 소매판매 등 내수지표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2.9%)과 서비스업(0.1%)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9월(0.1%) 이후 넉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우선 광공업생산은 반도체(-5.7%) 등에서 줄었으나, 통신·방송장비(111.0%), 자동차(9.6%) 등에서 늘어 전월보다 2.9%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2.6% 늘었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9%로 2.6%포인트 상승했다. 또 서비스업생산은 금융·보험(-5.0%) 등에서 줄었으나, 도소매(3.7%), 정보통신(3.1%) 등에서 늘면서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감소세가 계속됐다. 1월 소매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9%), 의복 등 준내구재(-5.0%), 승용차 등 내구재(-0.1%) 판매가 모두 줄면서 전월에 비해 2.1%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1%), 12월(-0.2%)에 이어 석 달째 줄었다.

소매판매 감소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따른 동절기 의류 판매 감소에 더해 지속된 금리 인상 및 고물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소비심리도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0.2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2021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는 지난 6월(96.4) 16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뒤 9개월째 '비관적'인 상황이다.

향후 흐름도 다소 어둡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2%로 석 달 만에 반등한 가운데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7월(4.7%) 정점을 찍은 뒤 4% 초반에서 움직이다가 12월(3.8%), 1월(3.9%)에는 3%대로 하락했지만 2월(4.0%)에는 다시 4%대로 진입했다.

2월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 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지겠다"고 말했다. 2월 소비자물가는 오는 6일 발표 예정이다.

투자도 두 달째 감소했다. 1월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15.9%)에서 늘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9%)에서 줄면서 전월보다 1.4% 감소했다. 건설기성(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액)의 경우 토목(-10.3%) 실적이 줄었으나 건축(5.9%) 실적이 늘면서 전월 대비 1.8%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 중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3포인트 떨어졌다.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그간 부진했던 광공업의 큰 폭 반등에 힘입어 전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 움직임도 있지만 소매판매 등 내수지표가 다소 주춤하는 가운데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발표된 2월 수출과 무역수지를 보면 세계경제와 우리경제 모두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라며 "반도체 등 IT 제품 중심 수출 감소세가 5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대중국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있고 무역수지(53억달러 적자)도 에너지 수입량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1년째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501억달러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시현했다. 반면 수입은 554억달러로 3.6% 늘면서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보였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59억6000만달러로 42.5% 감소했고 대중 수출액도 98억8000만달러로 24.2% 줄었다.

추 부총리는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지만 일부 긍정적인 조짐도 있다"며 "반도체 부진 속에서도 자동차, 이차전지 등의 호조로 2월 일평균 수출이 1월보다 다소 개선됐고 지난해 폴란드에 이어 지난주 말레이시아와의 'FA-50' 수출 계약 체결 등 K-방산의 연이은 낭보와 함께 바이오‧콘텐츠‧농식품 등 신수출 유망품목들도 새로운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이러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 올해 수출 플러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원팀이 돼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반도체‧이차전지‧전기차 등 주력산업의 경우 차세대 기술력 확보, 인력양성 등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원전‧방산‧바이오‧콘텐츠 등 12개 신수출 동력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수주, 판로개척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품목별 수출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무역금융 전달체계 점검·개선, 선박 확충 등 물류 지원, 해외인증 원스톱 지원 등을 통해 현장의 주요 애로요인도 적극 해소할 것"이라며 "당면한 경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반기 중 383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하고 금융·부동산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경제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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