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02 10:28

"민주당, 3·1절에도 국회 소집해놓고 의사일정 없어…방탄국회 목적 드러내"

주호영(왼쪽 다섯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주호영(왼쪽 다섯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들(개혁의 딸들)'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야당 의원 색출 작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개딸들의 이런 행태를 두고 "개딸 홍위병들의 행태는 우리 헌정사상 유례없는 유형의 폭력"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 전체가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소 31표, 최대 38표의 이탈과 관련해 점점 내분에 휩싸이는 것 같다"며 "친명(친이재명) 측은 비명(비이재명) 측의 기획투표설을 제기하며 '해당(害黨) 행위다', '조직적 반란이다' 이렇게 분노를 표하고 있고, 비명 측은 투표 결과가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탄핵이라며 일전불사(一戰不辭)의 태도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설상가상으로 개딸이라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행동도 내홍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다. 수박(비이재명계)을 색출하겠다며 44명 의원 얼굴과 휴대전화 번호가 담긴 수박 명단까지 돌고 있다"며 "아직 수박 나올 철이 되지 않았는데 일찍 도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수박'의 원래 의미는 '겉과 속이 다른 자'라는 것이었지만 이것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경유하면서 '계엄군에 의한 민중 학살'의 의미가 더해졌고 최근에는 친이재명계가 비이재명계를 칭하는 '멸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개딸 홍위병들의 행태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유형의 폭력이다. 좁은 길이라도 바른 길로 가면 되지만, 넓은 길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면 망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실제로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중진의원 보좌진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27일 이재명 체포동의안의 표결을 무기명투표로 실시한 것은 누가 찬성 혹은 반대표를 던졌는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그럼에도 이를 굳이 밝혀내려는 친이재명계 의원 일부와 개딸들도 문제지만, 그런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오히려 그들을 훈계하기는커녕 '나는 아니야'라는 식의 인증을 하는 의원들이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주 원내대표는 또 3·1절에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데 대해 "국회법에는 1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날부터 열게 끔 돼 있지만, 민주당은 무엇이 불안한지 하루도 비우지 못한 채 소집은 해놓고 자신들도 의사일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날 하루를 헛되게 보냈다"며 "이재명 방탄이 임시국회 소집 목적이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힐난했다.

더불어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을 희석하고 존재를 부각하기 위해 3월 임시국회에서 또 무리하게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며 "양곡관리법이나 방송법 개정안 등을 편법으로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가장 급한 것은 반도체에 관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일명 K-칩스법"이라며 해당 법안의 합의 통과를 촉구했다. K-칩스법은 대기업 등의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로 올려 투자를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또한 "기왕 3월 임시국회가 열렸고, 이제 방탄 의도가 드러났고 목적을 달성했으니 남은 기간이라도 충실히 의사일정을 협의해 3월 임시국회가 소정의 성과를 거두는 국회가 됐으면 한다"며 "방탄을 희석화하고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무리한 법들을 강행해 또다시 더 나락으로 추락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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