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04 12:00

한화투자 "저점 통과 조짐 2분기 확인 가능"…유진투자 "무역수지 흑자 전환 뻘라야 4분기"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수출이 반도체 부진 영향으로 2월에도 감소했다.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수출 부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수출목표를 6850억달러로 설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6838억달러)보다 0.2% 많은 수준이다. 정부가 목표를 상향 설정한 뒤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각종 기관들은 수출 반등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월 수출은 501억달러로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월간 수출 감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속 중이다. 1월(-16.6%)보다는 감소세가 둔화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15.9% 줄어 1월(-14.6%)보다 악화됐다.

수출 부진은 IT 경기 하락에 따른 우리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둔화에 주로 기인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일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2월 반도체 수출은 59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2.5%(-44억달러) 줄었다. 2월 수출 감소폭(-41억달러)을 상회했다. 만약 반도체 수출을 제외할 경우 2월 수출은 0.8% 증가하게 된다.

반도체 수출은 계절적 비수기와 IT시장 둔화 등으로 주요 생산업계의 재고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가운데 계속되는 하방산업 부진에 따른 큰 폭의 제품가격 하락과 전년 동월의 높은 기저효과 등으로 급감 흐름이 계속됐다.

품목 1위 반도체 수출 감소 여파로 우리나라의 수출 1위국인 중국에서의 부진도 계속됐다. 2월 대중국 수출은 98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4.2% 감소했다. 

산업부는 향후 반도체 수출과 관련해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주요 업체 투자 감축, 신규 서버 CPU 등에 힘입어 하반기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수출 경기는 2분기 중 바닥을 통과하고 점차 반등하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중국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어 관련 품목의 수출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수출 감소 흐름은 3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나 증가율을 토대로 저점을 가늠하면 저점 통과 조짐은 2분기에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부진을 이끌고 있는 대중국 수출은 2분기로 가면서 감소폭 축소가 예상된다"며 "전방수요 부진이 여전한 IT 업종의 개선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철강, 화학 등 중국 내수 관련 업종은 선제적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료제공=관세청)
(자료제공=관세청)

중국 경제의 반등 조짐은 확인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이 2%포인트 오르면 우리 경제를 0.3%포인트 정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과거보다는 효과가 절반 정도 감소한 것이나 중국 경제 반등은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다렸던 중국 리오프닝 관련 시그널이 2월 제조업 및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통해 마침내 확인됐다"며 "2월 제조업 PMI는 52.6으로 지난 2012년 4월(53.3) 이후 근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월 비제조업 PMI 지수는 56.3으로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제조업 PMI 지수 중 세부항목들이 모두 동반 상승한 것"이라며 "기대보다는 다소 지연된 느낌이 있지만 일단 리오프닝 첫 시그널이 확인된 것은 긍정적인 만큼 3월부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점점 더 가시화되면서 중화권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월간 무역수지 적자는 2월에도 계속됐다. 지난달 수입은 554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늘었다. 1월(-2.8%) 감소세에서 증가 전환했다. 이에 2월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역대 월간 기준 최대였던 1월(-126억달러)에 비해서는 개선됐으나 여전히 적자규모가 큰 상황이다.

특히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적자가 1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1~2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180억달러에 달한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37% 수준을 2개월 만에 기록한 셈이다. 무역수지 흑자 전환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의 경우 흑자 전환은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나 계절적 요인이 해소되는 2분기부터는 조금씩 개선될 전망"이라며 "최근 유가 하락에도 에너지 수입이 좀처럼 감소하지 않았던 것은 가스 수입이 증가했기 때문인데 가스 수입의 4분의 3 가량이 장기계약이나 최근 천연가스 가격의 급락이 점차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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