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3.15 14:39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고지혜 기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삼성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 위치한 계열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향후 10년간 비수도권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은 지역 풀뿌리 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산업을 진흥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삼성은 반도체 패키지, 최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스마트폰, 전기부품, 소재 등 지역별로 특화 사업을 지정해 투자를 집행해 각 지역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투자 이외에도 지역 기업의 자금, 기술, 인력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육성한다. 

삼성이 15일 공개한 지역별 투자 계획. 향후 10년간 비수도권에 60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삼성)
삼성이 15일 공개한 지역별 투자 계획. 향후 10년간 비수도권에 60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삼성)

◆비수도권 주요 사업장 중심 60.1조 '집중 투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향후 10년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위치한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충청권에는 ▲반도체 패키지 특화단지 ▲첨단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반도체 패키지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천안·온양 사업장의 차세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량 확충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히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난도가 높고 파운드리·소재·장비 분야의 파트너 회사들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향후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IT기기 ▲TV·디지털 사이니지 등 대형기기 ▲VR(가상현실) 및 AR(증강현실)을 비롯한 신규 디지털 기기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산에 '디스플레이 종합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산 지역에서 OLED, QD(퀀텀닷)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중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생산 시설을 구축한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 및 양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천안에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용량이 크고 더욱 안전한 '전고체 배터리' 마더 팩토리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표준 공장'이자 '핵심 생산 기지'다. 

삼성전기는 전자회로 패키지 기판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품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종에 고부가가치 패키지 기판 생산 거점을 확대한다. 

경상권은 ▲차세대 MLCC 생산 거점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삼성전기는 적층 세라믹 캐피시터(MLCC)용 핵심 소재 내재화를 위한 연구에 집중 투자해 부산을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대부분 전자제품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LCC는 현재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이번 투자는 급성장하는 MLCC 시장에서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23, 폴더블폰 등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간 1600만대를 생산 중인 구미사업장을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구축할 계획이다. 구미에서 개발한 생산 기술을 전 세계의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삼성SDI는 구미를 Q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첨단 소재 특화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 TV,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용되는 전자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에너지용 첨단 소재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투자를 집행한다. 울산에는 배터리 성능을 결정짓는 '양극활 물질' 등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연구와 생산 시설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거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호남권은 스마트 가전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확대해 삼성의 미래 가전 사업에서 더욱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광주사업장에서 생산 중인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 중심으로 확대·재편해 '글로벌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 2일 삼성전자 광주캠퍼스에서 열린 '2022년 스마트공장 킥오프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와 관계자들이 정밀금형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해 삼성전자 광주캠퍼스에서 열린 '2022년 스마트공장 킥오프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와 관계자들이 정밀금형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지역 기업 상생 프로그램에 3.6조 투입

삼성은 대규모 투자 이외에도 지역 기업을 위해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기술 및 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입체적으로 전개해 지역 산업 부흥에 기여할 계획이다. 추가 상생 프로그램에는 향후 10년간 총 3조6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반도체 설비·소재 경쟁력 강화 및 국산화 확대를 위해 국내 협력회사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향후 10년간 5천억원 지원)한다. 중소 팹리스 기업에 대한 MPW 지원(향후 10년간 5천억원)도 늘린다. MPW는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 시제품 생산 지원 서비스다. 

이 밖에도 삼성은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선도 업체들의 투자 유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방 중소업체를 위한 기술 및 자금 지원도 추진한다.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고도화하고 2~3차 협력회사, 취약 산업·소멸 지역의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 지역 중소기업 내실화 및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향후 10년간 5200억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및 ESG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1조원 규모의 'ESG 펀드'도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수도권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지역 중소기업의 비중을 대폭 확대해 집중 지원한다. 

아울러 국가적인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오·폐수를 공업용수로 전환하는 '오폐수 재이용 기술'을 전국 지역 산업단지 입주 중소기업들과 공유하고 컨설팅을 실시한다. 지난 2월 여수 산업단지 25개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했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삼성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730억원을 투입해 현재 서울과 대구에서 운영 중인 C랩 외에 광주에도 신규 거점을 구축하고 지역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사업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활동도 이어간다. ▲지방 대학과 계약학과 운영 활성화 ▲지방 청년 대상 SW 교육 기회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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