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3.16 13:57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농업용 필름을 제조·판매하는 11개사의 담합행위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에 비닐하우스 필름 가격 및 거래처를 담합한 일신하이폴리, 삼동산업, 태광뉴텍, 광주원예농업협동조합, 흥일산업, 상진, 자강, 동아필름, 별표비니루, 진주원예농업협동조합, 경농산업 등 11개 제조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9억6800만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비닐하우스 필름 시장은 만성적인 공급 과잉 시장으로 업계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농협경제지주는 2016년경부터 지속적으로 비닐하우스 필름의 계통가격 인하를 추진했으며 2018년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계통가격을 전년 대비 5% 인하하고자 했다.

반면 제조사들은 최저임금 상승 및 유가 인상 등을 이유로 계통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11개 제조사들은 농협경제지주와 계통가격 협상 과정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2018년 3월 21일부터 4월 4일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계통가격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

11개 제조사들은 3월 21일 계통가격을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는데 농협경제지주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추가 합의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고자 했다. 그 결과 자신들의 최종 합의안인 전년 대비 품목별 평균 5% 인하하는 것으로 계통가격 관련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농협경제지주는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 5% 인하를 요구했으나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주력으로 판매하는 품목은 전년 대비 소폭 인상 또는 동결하고 그 외의 제품은 대폭 인하하는 방식으로 계통가격을 결정했다.

또 11개사는 2018년 3월 14일부터 8월 16일까지 총 30여 차례에 걸쳐 영업 과정에서 계통가격을 준수해 할인 등을 최소화 할 것과 전년도 거래처를 존중해 영업을 할 것을 합의했다. 계통가격을 통한 납품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추가로 장려금율 등을 합의해 가격 인하 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일신, 상진, 자강, 동아 등 4개사는 2018년 농협경제지주가 발주한 장수필름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가격 또는 낙찰자를 합의했다. 2월에 실시한 입찰에서 일신, 자강, 동아 3사는 투찰금액을 합의를 했으며 8월 입찰에서는 일신, 상진, 동아 3사가 상진을 낙찰자로 정하는 합의를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채소·과일·화훼류 재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비닐하우스 필름의 가격 결정 및 영업 과정 등에서 이뤄진 담합을 적발·제재한 것"이라며 "제재 대상인 11개사 임직원에 대한 담합 근절 교육도 병행해 관련 시장에서 담합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