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17 18:37

'서울링' vs '천년의 문'… "이름·크기·형태·의미·위치 유사"

서울링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서울링 조감도. (사진제공=서울시)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서울시가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조성할 예정인 대관람차 '서울링'의 형태와 이름 등이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앞서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의 대관람차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인 폭 180m의 서울형 대관람차 '서울링'을 상암동 하늘공원에 사업비 4000억원 규모 민간 투자사업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사단법인 새건축사협의회는 17일 "(서울링은) 지난 2000년 문화관광부가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건축사 사무소 '오퍼스'가 당선돼 실시 설계까지 완료한 '천년의 문'과 너무나도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링'과 '천년의 문'은 개념과 형태, 명칭, 심지어 건립 위치까지 비슷한데도 서울시의 발표에는 '천년의 문' 디자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이는 명백히 저작권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행위로, 이대로 건립된다면 표절 혐의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고리(The Ring of Seoul)'로 불렸던 '천년의 문'은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링'과 이름, 크기, 형태(바퀴살 없는 고리), 의미(남북 화합과 서울의 관문이자 순환 경제의 상징), 위치(상암동)가 유사한 것으로 지적됐다.

새건축사협의회는 '서울링' 조성의 시대적 적합성에 대해 "당시 첨단 기술을 반영했던 '천년의 문' 건립이 무산되고, 지난 20여 년간 원형 고리 형태의 대형 상징물은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중국 푸순 등 많은 도시에서 이미 세워졌다"며 "이 시점에서 그다지 새롭지 않은 디자인을 통해 '서울의 관문이자 친환경 정책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라는 주장은 얼마나 공허한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서울링 건립 계획은 오히려 서울의 정체성을 희미하게 만드는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서울링 디자인을 일반적 대관람차, 타워형 대관람차, 살 없는(Spokeless) 대관람차, 원형 건축물 및 상징물, '천년의 문' 등 다양한 사례를 비교 참조해 예시도 형태로 제시한 것으로,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민간 제안을 받아봐야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링에 대해 ▲접근성 ▲주변 관광인프라 ▲조망 ▲랜드마크 ▲균형발전 측면 등을 고려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착공해 2027년 말 준공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오후 2시(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변에 위치한 대관람차 '런던아이'에 직접 탑승한 뒤, 런던아이가 많은 관광명소 근처에 위치해 있다며 "하늘공원, 노을공원도 관광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다. 근처에 여러 가지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준비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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