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20 13:01

박용진 "문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화합' 발언" vs 박지원 "문 '이재명 대표 외 대안 없어' 강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유튜브 '권성동 채널' 캡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사진=유튜브 '권성동 채널'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퇴임 대통령이 거대 야당 섭정 노릇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책방 냈다고 광고하면서 사림의 거두를 흉내 내더니, 이제는 ‘양산대원군’까지 하시렵니까"라고 질타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 17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 방송에서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오갔던 발언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이재명 대표 외 대안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통해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자주 전해지는 것에 대해 조선시대 말기의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아들인 고종을 왕위에 세우고 섭정했던 것에 비유해 비꼰 셈이다.

권 의원은 "사실이라면 전직 대통령까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에 동참한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은 '잊혀진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으면서도, 퇴임 이후 행보는 정반대"라고 쏘아붙였다. 

특히 "자기변명식 독후감 쓰기, 반려견 파양 논란 후 보여주기식 반려견 장례식, 민주당 인사들과의 릴레이 면담 등 본인의 일상 자체를 중계하다시피 했다"며 "‘트루문(文)쇼’를 방불케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트루먼 쇼(The Truman Show)'는 1998년에 개봉한 미국의 SF 드라메디 사실주의 영화이다. 현실처럼 꾸며진 스튜디오 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인생 연대를 전세계 사람들에게 쉬지 않고 방영하는 텔레비전 쇼와, 주인공이 그 사실을 조금씩 인지해가고 자신의 삶의 진실을 발견하려고 파고드는 이야기다. 

권 의원은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이 영화에 빗대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일상 자체를 중계하다시피한다면서 맹공을 가한 것으로 읽혀진다. 

계속해서 "이러한 행보의 본질은 권력 유지"라며 "지지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존재감을 확보하고, 그 존재감을 기반으로 민주당을 쥐고 흔든다. 이재명 대표를 위한 역성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나라를 망친 책임이 무겁다"며 "부디 자중하면서, 법의 심판과 역사의 평가를 기다리시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최근 민주당 측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는 추세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 이어 비명(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틀 전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방문을 알렸다.

박 의원은 "대통령께서 '민주당이 조금 달라지고 뭔가 결단하고 그걸 중심으로 또 화합하면 내년 총선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격려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 이날 올린 글에서 "(문 전 대통령이) 당내 좌표 찍기, 문자 폭탄, 증오와 혐오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계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지금 현재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해야 된다. 지금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자꾸 무슨 (사퇴론을 제기하느냐)', 그 정도 얘기하셨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온 박용진 의원과 박지원 전 원장의 전언이 서로 내용면에서 엇갈리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게 되면서 민주당내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내홍은 지속적으로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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