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23 14:33
이태규(연단 뒤쪽)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태규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태규(연단 뒤쪽)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태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폐지를 공약했지만 정작 최근 자신에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포기하지 않았던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과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51명은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들은 23일 오후 국회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범죄혐의로 인해 회기 중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헌법 제44조에 규정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본회의 신상 발언을 통해 체포동의안 통과를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공개했다.

아울러 "불체포특권은 헌법 조항이라 개헌을 통하지 않고서는 없앨 수 없기에 불체포특권을 사문화시키는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을 한다. 서약한 의원 개개인 모두에게 강력한 정치적 구속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스캔해서 공개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 (사진=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스캔해서 공개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 (사진=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더해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상정 및 표결을 위해 국회가 열리며 언급된 '방탄 국회'라는 표현에 대해선 "방탄 국회 때문에 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하고 여야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을 정치권 스스로 끊을 때가 됐다"며 "국회의원 스스로 방탄 국회라는 말을 사라지게 하는 쇄신을 단행할 때 우리 정치는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야 지도부에 요청한다. 정치와 국회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방탄 국회가 존재해선 안 된다"며 "불체포특권이 실질적 효력을 갖지 못하도록 정치개혁 협상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이번에 서약에 참여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대식·권명호·권성동·김도읍·김병욱·김상훈·김선교·김성원·김승수·김예지·김형동·김희곤·김희국·노용호·박대수·박덕흠·박수영·박정하·서범수·서병수·서일준·서정숙·안철수·양금희·엄태영·유경준·유의동·윤창현·윤한홍·이명수·이양수·이종배·이종성·이주환·이철규·이태규·전봉민·정우택·조경태·조수진·조은희·주호영·지성호·최승재·최연숙·최재형·최영희·최형두·하태경·한기호·황보승희(이상 가나다순).

이 가운데 박수영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인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약서 스캔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우리는 이재명처럼 지저분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했어요"라고 썼다. 

이로써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물론 민주당 의원들 전체가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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