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3.03.28 12:17
(사진=애플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애플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이커머스 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의 태풍으로 부상한 '애플페이' 도입을 미루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을 제외한 대다수 이커머스 업체가 애플페이를 적용하거나 적용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달 21일 출시된 애플의 애플페이는 국내 서비스 개시 첫날에만 등록 수 100만건을 돌파하는 폭발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백화점을 비롯한 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부터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애플페이 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커머스 업체들은 미온적인 반응이어서 대조된다.

무엇보다 이커머스 업체마다 자체 페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쿠팡(쿠페이)을 비롯해 네이버쇼핑(네이버페이), SSG닷컴(쓱페이), 지마켓(스마일페이), 티몬(티몬페이), 위메프(위메프페이), 11번가(SK페이) 등은 모두 자체 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페이는 현대카드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어 초기 사용량 확대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이커머스 업체들에 즉시 도입보다는 시장 흐름을 지켜보자는 유보적 상황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반면, 롯데온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롯데온이 쿠팡과 네이버쇼핑, 신세계 등 업계 ‘빅3’와 비교했을 때 시장점유율에서 크게 고전하는 만큼, 신규 고객 확보 차원으로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월간활성사용자수(MAU)에서 쿠팡과 네이버는 각각 2766만, 2000만 수준으로 업계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이어 이마트 자회사인 SSG닷컴·G마켓이 합산 990만, 11번가 942만, 롯데온 168만으로 나타난다. 점유율로 환산하면 쿠팡 40.2%, 네이버 29.1%, SSG 14.4%, 11번가 13.7%, 롯데온 2.4%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경우 2015년 ‘삼성페이’ 출시 때처럼 이번 애플페이 도입도 장고를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당시 신세계는 쓱페이 고객 이탈 가능성을 의식해 삼성페이 도입을 1년 가까이 미뤘다.

애플페이가 NFC(근거리무선통신) 방식을 활용한 비접촉 결제 방식을 채택, 이용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결정을 유보하는 요소다. 국내 페이 결제는 NFC 단말기보다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방식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NFC 단말기 보유 가맹점은 전체 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가 애플페이 상륙에 조급해하지 않는 것은 찻잔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페이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고, NFC 수수료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말 기준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예상 거래 금액을 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