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3.30 10:01

민주당, 외견상 '자율 투표' 방침… 가결·부결 어느 경우에도 비난 받을 듯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사진=하영제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사진=하영제 의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도의회 도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공천을 도와주는 대가로 예비 후보자 측에서 7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하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체포동의안은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이날 표결은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 이뤄지는 첫 현역 의원 체포동의안 투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표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지난달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여야 의원 297명의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39명, 반대 138명으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자당 소속인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사실상 '당론 가결' 방침을 내세웠다. 반면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은 외견상 '자율 투표'를 내세웠지만, 표결 방향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가결시킬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노웅래 의원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과 대비되고, 부결시키면 재청구가 예상되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무위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이 정해진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영장은 그대로 기각된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여권 중진의 한 핵심 보좌진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 분위기상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은 아무래도 가결될 것 같다"며 "하 의원 본인이 이러저러해서 나는 억울하다고 논리적, 실증적으로 자신의 구속이 부당하다는 것을 적어도 당내에서라도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좀 미약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근본적으로 범죄행위가 뚜렷해 보이는 정황 때문에라도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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