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4.03 17:19

광주·전남, 하루 61만톤 용수 추가 확보 목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31일 전남 순천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광주·전남 지역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댐 사이에 도수관로를 설치하는 등 중장기 가뭄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물 공급체계 조정, 대체 수자원 개발을 통해 하루 61만톤 용수를 추가 확보한다. 

환경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광주·전남 지역 중장기 가뭄 대책'을 발표했다. 관계기관 협의, 국가물관리위원회 심의·의결 등을 거쳐 이달 안으로 중장기 가뭄 대책을 확정할 계획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월 31일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방문해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 가뭄' 등 기후 위기 상황에서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중장기 가뭄 대책은 장래 물 수요 예측값과 주요 댐의 물 공급능력을 과거 최대 가뭄과 기후변화 영향까지 고려한 극한 가뭄으로 나눠 재평가한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생활·공업 용수 부족량을 산정했으며 1단계 기본대책과 2단계 비상대책으로 구성됐다. 전남 섬 지역은 여건과 특성에 맞는 별도의 맞춤형 대책이 수립된다.

먼저 '1단계 기본대책'은 영산강·섬진강 유역 댐(주암댐·수어댐·섬진강댐·평림댐·장흥댐·동복댐)별로 과거에 발생했던 가장 큰 가뭄이 동시에 발생할 것을 가정해 생활·공업 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하루 45만톤의 용수를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단계 비상대책'은 기후변화로 과거 최대 가뭄을 뛰어넘는 극한 가뭄이 발생할 것을 가정해 최소한의 생활·공업 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루 16만톤 이상의 용수를 1단계에 더해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단계 기본대책'은 물 공급체계 조정, 신규 수자원 확보, 수요 관리 및 제도 개선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광주와 전남 목포·나주·화순·함평·영광 등 6개 지자체에 주암댐에서 공급하는 물(하루 48만톤)을 장흥댐이 대신 공급(하루 10만톤)할 수도 있도록 도수관로를 마련하는 방안이 담겼다.

주암댐과 장흥댐을 연계 운영해 주암댐에 생긴 물 여유분을 여수산업단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이사천 취수장에서 여수산단까지 45.7㎞의 도수관로도 추가 설치하고 광양산단에 물을 공급하는 수어댐에 물이 부족할 경우 주암조절지댐에서 광양산단으로 직접 물을 공급할 수 있는 비상 공급시설 설치를 검토한다.

(자료제공=환경부)
(자료제공=환경부)

여수시 공공하수처리시설 내 하수 재이용수 생산시설을 설치해 여수산단 수요처에 공업용수로 공급하고 발전 온배수 등을 활용한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여수산단 내 순수(pure water)급 이상의 공업용수를 필요로 하는 수요처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남 8개 시군(나주, 목포, 순천, 영광, 장성, 진도, 함평, 화순)을 대상으로 신규 공공관정 개발과 노후 공공관정 시설을 개선해 가뭄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 기반도 마련한다.

이외에도 오는 2035년까지 연간 4200만톤의 수돗물 누수를 막기 위해 노후화된 상수관망을 교체·개량하는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2단계 비상대책은 댐 비상용량 활용, 섬진강 추가 취수, 영산강-농업용저수지-수도 연계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극한 가뭄이 발생할 경우 댐 저수위보다 아래 수위에 있는 비상용량(저수위와 비상방류구 사이의 용량)과 사수용량(댐의 바닥에서부터 비상방류구 사이의 용량)까지 활용해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지역사회와 협의해 섬진강 유량이 풍부한 시기에는 어민 피해가 없는 범위에서 섬진강물을 추가 취수해 여수·광양산단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농업용수는 하천수로 대체 공급하고 상류 농업용 저수지 물은 생활·공업 용수로 공급하는 방안도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어촌공사, 지역 농업인 등과 협의해 추진한다.

이외에도 섬 지역 대책을 살펴보면 상시적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전남 섬 지역을 대상으로 해수침투 방지, 생활용수 확보 차원의 지하수 저류댐 설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해수담수화 선박의 접안이 어려워 비상급수가 곤란한 완도군 넙도 등에는 컨테이너형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을 활용해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4대강(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본류의 16개 보를 물그릇으로 최대한 활용해 가뭄에 도움이 되도록 운영하는 방안도 병행 추진한다.

보 수위 상승으로 본류와 지류의 수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 가뭄 대응 용수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4대강 보 영향 구간에 위치한 70개의 취수·양수장과 71개의 지하수 사용지역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번 중장기 가뭄대책은 광주·전남 지역에 다시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더라도 주민 삶과 국가경제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안정적으로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한강, 낙동강, 금강 유역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극단적인 가뭄에도 안정적인 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기후위기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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