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4.06 12:30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고금리에 대출이 감소하고 증시 부진으로 주식투자에 투입한 자금도 대폭 줄면서 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결과 발생한 국내부문의 자금운용·조달 차액 규모는 39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8조7000억원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8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93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전년보다 112조8000억원 축소됐다. 대출금리 상승, 정부 규제, 부동산 시장 둔화 등의 복합요인으로 인해 가계대출이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가계의 자금운용은 263조4000억원으로 76조9000억원 줄었다.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이 축소되면서 감소했다.

자금운용보다 자금조달이 더 크게 축소되면서 가계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021년 146조9000억원에서 2022년 182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가계 여윳돈이 35조9000억원 늘어난 셈이다.

참고로 자금운용액에서 자금조달액을 뺀 값이 양(+)인 경우 순자금운용, 음(-)인 경우 순자금조달이라 지칭한다.

특히 2021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규모는 95조9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해외채권, 비거주자 발행주식, 직접투자, 기타대외채권 등 국외운용 규모도 22조5000억원에서 13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서학개미와 동학개미 등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대폭 꺽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최초로 20%를 넘겼던 주식 자산 비중은 17.8%로 3%포인트 줄었고 예금 비중은 43.5%로 2.5%포인트 늘었다. 

반면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급등 등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해 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확대됐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순자금조달 규모가 2021년 66조3000억원에서 2022년 175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자금조달은 335조1000억원에서 345조5000억원으로 소폭 확대됐고 자금운용은 268조8000억원에서 169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자금조달이 늘고 자금운용은 줄면서 순자금조달 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일반정부는 코로나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로 3년째 순자금조달을 기록했다. 일반정부의 자금운용은 129조4000억원에서 49조원으로, 자금조달은 140조5000억원에서 88조3000억원으로 각각 축소됐다. 다만 자금운용이 자금조달보다 더 크게 축소되면서 순자금조달 규모는 확대됐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9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조2000억원 늘었다.

이외에도 국외 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조7000억원 축소됐다.

한편 2022년 말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1경708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55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7075조1000억원으로 358조5000억원 늘었다.

국내 비금융부문의 순금융자산은 3704조9000억원으로 302조9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은 1.52배로 전년 말(1.60배)에 비해 하락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금융부채 배율도 2.14배로 전년(2.19배)보다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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