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4.07 13:29

"디테일까지 챙기는 원내 전략으로 169석 뛰어넘는 전략·지혜 보여드릴 것"

윤재옥(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윤재옥(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에 3선의 윤재옥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투표수 109표 중 65표를 얻은 윤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상대 후보로 나왔던 4선의 김학용 의원은 44표 획득에 그쳤다. 두 후보 모두 '친윤계'인 만큼 어느 때보다 조용했던 여당의 원내대표 선거였다는 평가다.

대구 달서을을 지역구로 둔 윤 신임 원내대표는 경찰대 1기 출신으로 수석 입학 및 졸업을 한 뒤 경기지방경찰청장을 끝으로 경찰에서 퇴직한 뒤 19대부터 내리 3선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저는 오늘부터 상황실장이 돼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며 "거대 야당 폭주를 민심으로 막아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때 국민의힘 선대위 상황실장을 맡았었다. 윤 원내대표는 "당시 불편한 내용을 후보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는 바람에 윤석열 후보가 '쓴소리 위원장'이라고 불렀다"고 회고했다.

윤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당대표와 함께 '영남권 당대표-원내대표 조합'을 이루게 됐다. 이날 후보로 나선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은 128석으로 늘어나고 4년전 47%였던 수도권 인구 역시 50.5%로 늘어나는 등 최대의 승부처가 된다"며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대표의 호흡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이런 꿈은 일단 좌절됐다.

반면 윤 원내대표는 "김 의원이 수도권 원내대표를 많이 주장해서 데이터를 한번 찾아봤다"며 "그런데 우리 당이 수도권 원내대표였을 때 선거에서 이긴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때 회의장에 있던 의원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폭소가 터져나왔다. 

윤 원내대표는 또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장 갈 때 원내대표가 어느 지역 출신인지 그거 생각하고 투표할까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공천을 잘했는지, 그런 걸 보고 찍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20대 국회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상대로 '드루킹 특검' 협상을 이끌어냈던 경험, 지난 대선 당 선대위 상황실장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경험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의원들이 경선도 해보지 못하고 억울하게 공천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최근 당 지도부의 잇딴 설화와 관련해선 "요즘 우리 김기현 당대표 표정이 어두우신데 적어도 원내 일로 걱정하는 일은 없도록 '단디 하겠다'"며 "오늘까지 (선거 표심을 분석하느라) 의원들 이름 옆에 동그라미, 세모, 꽃표 표시를 해둔 리스트를 다 찢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대야) 협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절차, 전례도 많이 알고, 깊은 고민을 가져가면 협상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쥘 수 있다"며 "판단 착오 없이 디테일까지 챙기는 원내 전략으로, 115석으로 169석을 뛰어넘는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수도권과 영남이 조화를 이뤘다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며 "결과가 영남 편중으로 드러나서 많이 아쉽다. 따라서 앞으로는 당이 지역적으로 편중되지 않고, 젊은 정치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신임 원내대표 앞에는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를 극복하고, 총선을 1년 앞두고 하락세에 빠진 당 지지율을 복구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주어졌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이 모두 친윤(친윤석열)에 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수도권 및 중도층 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차대한 숙제다.

무엇보다 당장 눈앞에 놓인 4월 임시국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외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본회의 직회부 등을 통해 입법을 추진 중인 법안이 쌓여 있다.

아울러 간호법 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이 야당 주도로 이미 본회의에 부의됐거나 그 수순을 밟고 있다.

민주당이 '50억 클럽',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여의찮을 경우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이런 와중에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안도 이달 내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결론이 날 예정인데 역시 수적 우위를 지닌 민주당과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여당의 총선 성적표는 결국 국정 지지율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손발을 맞춰 지혜롭게 원내 전략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국정 지지율 견인과 총선 승리의 필수 요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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