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04.12 10:33
온실가스의 배출을 제한하지 않으면 금세기 말 동인도양 지역은 차가운 심해 용승으로 수온이 낮아지고, 열대 지역 바람의 변화로 인해 온도가 높은 열대 바닷물이 아라비아반도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제공=IBS)
온실가스의 배출을 제한하지 않으면 금세기 말 동인도양 지역은 차가운 심해 용승으로 수온이 낮아지고, 열대 지역 바람의 변화로 인해 온도가 높은 열대 바닷물이 아라비아반도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제공=IBS)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지만, 그 영향은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연구팀은 인도양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고, 미래 변화를 예측했다.

12일 IBS에 따르면 인도양의 기후는 아시아를 포함한 전 지구의 육상 강수를 조절하여 생태계 및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인도양의 지역별 온도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인도양 동쪽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수온이 낮은 근본적인 원인부터 찾았다.

동인도양 지역에서 차가운 심해가 수면으로 솟아오르는 용승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온도가 높은 표층수와 낮은 심해수가 혼합되며 수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따른 미래 기후변화를  시뮬레이션했을 때도, 다른 인도양 지역과 달리 동인도양 해수면 온도 상승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쪽 외 지역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계속 상승하여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역 간 온도 차이는 더욱 극명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의 배출을 제한하지 않은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 동인도양과 아라비아해의 온도 차이는 2.5~3℃로, 현재(1~1.5℃)보다 더욱 커진다.

지역 간 온도 차 증가는 미래 대기 순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열대 지역에서는 공기가 따뜻한 지역에서 상승하고, 차가운 지역에서는 가라앉는 경향이 있다. 온도 상승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차가운 동인도양으로부터 온도 상승이 큰 북쪽 아라비아해 방향으로 부는 바람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힐 샤르마 IBS 학생연구원은 "아라비아반도로 향하는 바람이 강해지며 온도가 높은 열대 바닷물이 아라비아해 쪽으로 이동하고, 아라비아해의 온도 상승이 증폭될 것"이라며 "바람의 변화가 해양 순환에 영향을 미쳐 아라비아해의 온난화를 가속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온도의 지역적 차이가 커지면, 육상의 기후변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

하경자 IBS 연구위원은 "아라비아해의 온난화가 심해지면 해면 기압을 더욱 감소시켜, 주변 지역의 강우량을 늘릴 것"이라며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으면 2100년 남부 아라비아반도와 인도 서부 일부에 걸쳐 평균 강우량이 5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사힐 샤르마(왼쪽부터) 학생연구원, 하경자 연구위원, 키스 로저스 연구위원, 악셀 팀머만  연구단장 (사진제공=IBS)
사힐 샤르마(왼쪽부터) 학생연구원, 하경자 연구위원, 키스 로저스 연구위원, 악셀 팀머만  연구단장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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