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3.04.27 14:14
 M87 블랙홀. 블랙홀의 부착원반 구조와 함께 블랙홀로부터 분출되는 제트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천문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이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했다.

사상 최초로 M87 블랙홀의 부착원반의 모습도 확인해 27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지난 2019년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을 통해 최초로 실 관측된 M87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약 54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존재하고 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국제 밀리미터 초장기선 간섭계(GMVA)와 칠레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 그린란드 망원경(GLT)을 이용해 이번 관측에 성공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한다. 이때 물질들이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지금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제시됐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이번에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 또한 증명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3.5㎜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발견에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에 참여하는 ALMA의 역할이 컸다. ALMA는 이미지의 감도와 남북 방향 분해능을 크게 향상해 사상 최초로 3.5㎜의 파장대에서 고리 구조의 발견을 가능하게 했다. 한국 연구진은 초장기선 간섭계 데이터의 오차 제거와 데이터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에 참여해 연구에 기여했다.

박종호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수십 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며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를 나타낸 상상도. (그림제공=천문연구원)
블랙홀의 부착원반과 제트를 나타낸 상상도. (그림제공=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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