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4.29 10:05

하버드대 대담…"韓, 핵무장 마음먹으면 1년 이내에도 가능한 기술 가져"

 

윤 대통령이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 대통령이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 선언'과 관련, "과거 1953년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한 상호방위조약에서 이제 핵이 포함된 한미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보스턴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연설 이후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및 청중과의 대담에서 "북핵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도 독자적인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며 "또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빠른 시일 내에 심지어 1년 이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그런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가 있다"며 "워싱턴 선언에는 미 행정부의 의무만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로 독자 핵 개발을 안 하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나토식 핵공유'와 비교되는 데 대해선 "1대1로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와의 약정보다는 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저는 워싱턴 선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선언'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할지 묻는 나이 교수의 질문에는 "저희는 중국과의 관계를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서 좋은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에 공격무기 지원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황에 따라서 저희가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또 국제규범과 국제법이 지켜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거기에는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 국민 간에 과거 식민 시절과 관련해 많은 감정의 갈등과 대립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잘 하면 이런 과거에 대한 우리의 갈등과 반목은 많이 치유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이 교수는 "대한민국은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알려졌다. 문화적인 자원으로 전세계를 매료시켜온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예정인가"라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BTS, 블랙핑크,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정부가 도와준 것이 거의 없다. 순수히 민간과 시장에서 만든 것이고 미국의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의 결과이기도 하다"며 "(소프트파워 부흥은) 국가가 나설 문제는 아니다. 다만 국가는 불필요한 규제가 있다면 그 규제를 해체하는 것, 그리고 전세계 마켓을 단일시장으로 만들 수 있게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게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정말 완벽한 답변을 해주셨다"며 웃었다. 그는 "케네디스쿨 재학생이라면 A학점이 바로 수여될 정도로 훌륭한 답변"이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도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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