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5.02 15:33

"주택수요 회복시점에 원활한 주택공급 되도록 공공택지 조성 등 여건 조성해야"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근 금리 인상이 이미 주택가격을 하락시키고 주택 착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에도 추가적으로 주택건설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성장세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발간한 '금리 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건설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이지만 성장기여도 측면에서의 변동성이 높다.

2011~2022년 주택건설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연평균 0.21%포인트다. 그러나 주택건설의 높은 변동성에 따라 경제성장률 기여도 변동폭은 0.48%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로 하락할 때 주택건설은 경제성장률에 -0.4%포인트 기여하며 성장세 둔화의 심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리인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주택착공(면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향후 주택건설이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와 건설사의 차입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주택수요와 주택 공급을 모두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택가격뿐 아니라 주택건설 물량을 축소하게 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 5월 역대 최저인 0.50%까지 낮아진 뒤 지속 동결되다가 2021년 8월 인상이 시작돼 올해 1월에는 3.50%까지 올랐다. 이후 2월과 4월에는 동결돼 현재까지 3.50%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의 금리인상은 경기를 둔화시키면서 물가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수행되고 있는 만큼 주택경기의 하락은 그 과정의 일부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의 경우에도 2020년과 2021년에 저금리 정책의 영향으로 각각 16.7%, 18.1% 크게 상승했던 부분이 조정되는 국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KDI가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1%포인트 상승하는 경우 주택가격 상승률이 4%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반면 경기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발견할 수 없었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는 충격이 발생한 시점에 주택가격 상승률은 0.6%포인트 하락했으며 그 영향이 점차 확대되며 4분기에는 3.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2년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이 최근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또 기준금리가 1%포인트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주택착공 증가율은 7%포인트 정도 하락했고 주거용 공사비의 상승도 주택착공 증가세를 제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이 주택가격의 하락뿐 아니라 주택착공에도 상당한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KDI는 "고금리의 영향이 지속됨에 따라 2023년과 2024년 주택건설은 큰 폭으로 감소해 경제성장세에 작지 않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건설 위축은 2023년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하락시키고 2024년에는 추가적으로 0.4~0.5%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건설이 상당 기간 위축되면서 주택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으므로 주택공급이 수요 변화에 보다 탄력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정비하는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공급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공택지 조성 등을 통해 주택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원활한 주택공급이 뒷받침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최근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일부 신용경색이 발생하면서 건설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나 금융시스템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아닌 경우 정책 대응의 필요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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