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5.06 07:00

무역수지 적자 14개월 연속 기록…"4분기 흑자 전환 전망되지만 대중국 '반전' 필요"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4월에도 감소세를 보이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됐다. 수출 감소는 5월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무역수지는 4분기에나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에 경기 둔화 '골짜기'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9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업황 부진, 하루 줄어든 조업일수, 역대 4월 중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 4월 수출실적(578억달러)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1년 전에 비해 14.2% 감소했다. 4월 일평균 수출도 22억1000만달러로 10.4% 줄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가장 양호한 기록을 보였다.

우리나라 월간 수출은 반도체 등 IT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째 줄고 있다. 4월 반도체 수출액은 6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D램 등 제품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년 전보다 41.0% 급감했다. 올해 반도체는 1월(-44.5%), 2월(-42.5%), 3월(-34.5%), 4월(-41.0%)에 걸쳐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한 4월 반도체 수출 감소규모는 44억38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4월 수출 감소폭의 82억2800만달러의 절반(53.9%)이 넘는다.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에나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반도체 업황의 단기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요 메모리 업체 감산에 따른 공급축소 효과 등 영향으로 3분기 이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감산 공식화, 수출경기확산지수 반등 등 한국 수출은 5월을 바닥으로 점차 개선될 전망이지만 하반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경기 불확실성과 중국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 남아있다"며 "한국 수출은 빨라야 올해 4분기에나 소폭의 증가율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수출의 경우 글로벌 수요 약화와 지난해 5월 21.4% 증가한 높은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하락폭이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국 수출과 반도체에서 회복이 이어져야 하는데 상반기 중에는 이들 품목과 지역의 수출 부진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마이너스 수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5월 이후 수출 증가율은 기저효과를 고려할 때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2분기를 바닥으로 수출의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관세청)
(자료제공=관세청)

한편 4월 수입은 522억3000만달러로 원유(-30.1%), 가스(-15.5%) 등 에너지(-25.8%) 수입이 감소하면서 전년동월 대비 13.3% 줄었다.

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는 26억2000만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무역수지 적자는 14개월째 이어졌다. 다만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1월(-125억2000만달러)를 정점으로 축소 중이며 4월의 경우 지난해 6월(-24억7000000만달러) 이후 최소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 연속 축소됐다. 무역적자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줄어 4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본다"며 "전체 수출의 23%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의 반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4월 대중국 수출은 27% 줄어들어 증감률로만 전체 수출 감소율(-14.2%)의 2배에 달한다. 아직 중국 수입수요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석유화학·무선통신 등 주요 품목 수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대중 수출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중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제품가격 하락 영향으로 대폭 감소 중이다.

안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과 맞물린 인바운드 수요도 절실하다. 한때 전체 입국자의 40~50%에 육박했던 중국인이 2017년 한한령을 계기로 30%대로 떨어졌고 코로나19 이후 10%도 하회하는 현실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며 "자연스러운 기대감이 이번 한중간의 설전, 나아가 미중 분쟁격화 사이에 걸쳐 있는 포지셔닝에 의해 장애물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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