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3.05.08 15:36

국민의힘 "제대로 된 대가 없이 노동력 착취하려 한 것"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평산책방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평산책방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이 '열정페이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시절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했기 때문에 '내로남불 논란'이 거세게 일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평산책방 운영과 관련해 임금을 받지 않고 근무하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열정페이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평산책방은 결국 '자원봉사자 모집'을 철회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평산책방 논란은 지난 5일 SNS를 통해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 글을 게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오는 11일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오전반(오전10시~오후 2시), 오후반(오후2~6시), 종일반(오전10시~오후6시)로 나눠 자원봉사할 사람 50명을 5일부터 선착순으로 구한다는 내용의 공고다.

해당 공고에선 자원봉사자 혜택으로 '평산책방 굿즈(관련 상품), 점심식사 및 간식 제공'을 내세웠다. 다만 점심 식사는 종일 봉사자에게만 제공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8시간 동안 봉사해야 점심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모집 공고가 공개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며 노동권을 강조했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열정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는 2017년 1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열정페이 작살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며 "이 대표는 해당 글에서 '열정페이는 재능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면서 헌신을 강요,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라며 사례를 알려주면 전부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 사례'를 이재명 대표에게 제보한다"며 "문 전 대통령은 정작 자신이 만든 책방에서는 제대로 된 대가 없이 노동력을 착취하려 한 것이다. 논란이 강하게 일자 모집을 철회하며 '열정페이 미수'에 그쳤다. 이런 문 전 대통령의 '열정페이 미수'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직접 확인하고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공고. (사진=평산책방 홈페이지 캡처)
평산책방 자원봉사자 모집공고. (사진=평산책방 홈페이지 캡처)

전여옥 국민의힘 전 의원도 "돈 받고 책 파는 평산책방이 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느냐"며 "반나절 봉사자는 밥도 안 준다. '화장실 없음'이라며 50명이나 모집한다. 부실위험업장 운영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도 상당수 네티즌은 "왜 열정페이를 강요하느냐", "왜 민간 사업장에서 자원봉사자를 쓰느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평산책방은 8일 해당 모집 공고를 철회했다. 평산책방은 "자원봉사자 모집을 철회하고 필요할 때 누리집을 통해 공익사업을 밝힌 뒤 재단회원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원봉사자 모집은 마을 안내와 마을 가꾸기, 책 읽어주기 등 재단이 하고자 하는 공익사업을 위한 것이었다. 특히 책 읽어주기 봉사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어 미리 자원봉사단을 꾸려두려고 한 것인데 과욕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인 2015년 7월 9일 커피숍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정페이라는 이름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대통령 당선 이후엔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집권 초반 2년간 최저임금을 전년 대비 각각 16.4%, 10.9%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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