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5.10 11:39
러시아 군이 현지시간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78주년 기념 퍼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정부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군이 현지시간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전승절 78주년 기념 퍼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정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올해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이 예년에 비해 현격히 초라한 수준으로 끝났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는 병력 8000명이 참가해 2008년 이후 최소 규모를 기록했다. 2020년 1만4000명이었던 열병식 병력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감행한 지난해 1만1000명으로 줄어든 바 있다. 올해 참가 병력은 이보다 더 감소했다. 

뉴스위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병력과 장비 손실을 크게 입은 가운데 대두된 안보 불안이 전국 각지의 전승절 행사 취소·축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인 이벤트'라 할 수 있는 모스크바 열병식은 확 줄어든 모습이다. 제4근위전차사단, 제2근위차량화소총사단, 제27분리근위차량화소총여단, 제45분리공병여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력 전차 행렬은 더 축소됐다. 작년 열병식에선 T-72 10대와 신형 전차인 아르마타 3대와 T-90 7대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올해는 소련제 골동품 수준인 T-34 1대만 붉은광장에 나왔다. BTR-MDM, BMD-4M 같은 병력수송장갑차(APC)뿐만 아니라 BMP-3나 BMP-2 같은 보병전투장갑차들도 올해는 빠졌다. 

다만 티그르 전술차량, 우랄 장갑차, 카마즈(KamAZ) 트럭, 이스칸데르 미사일, S-400 방공미사일,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메랑 장갑차 등은 등장했다. 

한편 열병식에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 중인 옛 소련 국가의 정상들만 참석했다.

전선에서 쓸 탄약이 부족하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해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우리가 무엇을 축하하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내놨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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