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5.11 15:48

하반기 반도체·중국경제 회복 예상보다 미진하면 1.5%도 위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1.5%로 제시했다. 지난 2월(1.8%) 전망에 비해 0.3%포인트 낮췄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도 3.4%로 2월보다 0.1%포인트 내렸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는 2023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1.5% 성장한 후 2024년에는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세 확대로 2.3%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KDI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췄다. 1.5% 전망은 한국은행(1.6%)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보다는 낮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 우리경제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 어려움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1~3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0.3%로 확인됐다. 지난해 4분기(-0.4%) 10분기 만의 역성장에서 순성장세로 돌아섰지만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순수출의 마이너스 성장 기여도가 지속되며 성장률 자체는 0%대 초반에 불과했다. 

한은도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1.6%로 제시 중인 성장률의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11일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2월 전망 때보다 조금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 속도도 조금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KD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는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위축으로 성장률이 1% 내외로 하락한 후 하반기에는 중국경제 회복에 따른 영항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는 수출 부진으로 0.9% 성장하는데 그치지만 하반기에는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경상수지는 수출 위축 영향으로 흑자폭이 164억달러로 크게 축소되나 내년에는 대외수요 회복과 교역조건 개선으로 흑자폭이 383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참고로 올해 1분기(1~3월) 경상수지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 1분기(148억8000만달러)에 비해 200억달러 가까이 감소한 가운데 2012년 1분기(-12억9000만달러) 이후 11년 만에 분기 기준 적자가 발생했다. 

이외에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3.4%로 제시했다.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했다. KDI는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이 둔화되며 물가 상승폭이 축소된 후 내년에는 2.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올해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진입했고 지난 4월(3.7%)에는 작년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나 한은도 올해 물가 상승률을 3% 중반대로 예상 중이다. 

한편 반도체나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올해 성장률 1.5% 달성도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DI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 정도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경제의 회복이 중국 내 서비스업에 국한되고 투자 부문으로 파급되지 못하면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 및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상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국에서 신용위험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이 경색되면 세계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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