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5.15 16:27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때 이른 폭염 등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가속화로 앞으로 폭염 등이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기록적인 더위가 미국 서북부 태평양 연안 지역을 엄습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선 이날 4곳에서 역대 5월 14일 기준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이 가운데 퀼라유트 지역은 32도에 달해 기존 역대 최고 기온(1975년 26.7도)을 크게 뛰어넘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전날 낮 최고 기온이 33.9도(이하 섭씨)까지 올라가 5월 13일 기준 역대 최고 기온인 1973년의 33.3도를 넘었다. 이들 지역의 폭염은 1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웃 캐나다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앨버타주에서는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90건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 앨버타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13일 오후까지 1만6000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에서는 올해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낮 최고 기온이 26.7도를 넘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잇따라 세워졌다. 싱가포르에선 지난 13일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이는 40년 전인 1983년 4월 기록된 역대 최고 기온과 같고, 5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 기온이었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역시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져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이 잦았다.

지구 반대편 유럽도 마찬가지다. 스페인에서는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 11일 내각 회의에서 20억유로(약 2조9100억원) 규모의 가뭄 비상조치를 승인했다. 인접국인 포르투갈과 지중해 건너 북아프리카의 모로코, 알제리에서도 지난달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기후학자들은 최근의 이상 고온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에 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최근 연구에서 지구 온난화가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알제리 등 4개국의 최근 폭염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결과 폭염 발생 가능성이 산업화 이전 대비 최소 100배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 이전이라면 이 정도의 폭염은 4만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왕립기상연구소의 샤우키예 필립 박사는 "이런 극단적 기상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예전에는 거의 불가능했다"며 "앞으로는 더 강하고 빈번한 폭염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하반기엔 엘니뇨의 영향으로 이상고온 등 극단적인 기후가 더 잦아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은 적도 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엘니뇨가 올해 여름 강하게 나타나 올해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