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5.19 18:00

조찬식 펀블 대표 "비트코인과 달리 실물 자산 바탕으로 '조각투자' 상품 매력"
"NH투자증권·KB증권·신한투자증권, 내년말 시행 앞두고 생태계 선점 경쟁"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최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토큰 파동'의 여파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국회에서 '부동산 증권형 토큰(STO)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 개회사를 통해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16일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증권형 토큰(STO, Security Token Offering)을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현재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서 STO 시장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뜨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STO 전면 허용은 기존 시장에 STO라는 새로운 시장이 충돌하는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렇기에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시장의 혼란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또한 STO 판매와 관련한 투자사기 등의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미 새로운 제도가 시장에 도입될 때 부동산 분양 사기, 코인 사기 등의 상황이 발생했는데 STO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렇기에 법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해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제2강연자인 조찬식(왼쪽 첫 번째)펀블 대표가 강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제2강연자인 조찬식(왼쪽 첫 번째)펀블 대표가 강의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 세미나는 국회 ICT융합포럼 대표의원이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조명희 의원이 주최하고 '스마트 도시 블록체인 포럼'이 주관해 개최됐다. 

이 세미나에서 제1강연자로 나선 윤주선 홍익대 교수는 "자본시장을 통한 부동산개발금융 종류는 대략 3가지가 있다"며 "첫째는 자산유동화법의 SPC를 이용한 PF ABS다. 이것은 회사채 형태라고 보면 된다"며 "둘째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의 펀드를 이용한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인데 이는 간접투자증권 형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상법상 SPC를 이용한 PF ABCP인데 이는 기업어음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대였다면 이제는 프롭테크 시대라고 할 수 있다"며 "2010년대 프롭테크에서 2022년 중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Chat GPT시대까지 시대가 변천해왔다"고 피력했다. 

PF(project financing)는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의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이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 자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를 말한다. 2000년대 등장한 인터넷 부동산 시세조회·중개 서비스에서 기술적으로 더 나아갔다. 부동산 중개, 사이버 모델하우스 같은 3차원(3D) 공간설계, 부동산 크라우드펀딩,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건물관리 등이 프롭테크에 해당한다.

Chat GPT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운 오픈에이아이(Open AI)가 2022년 11월말에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이다. 

윤 교수는 "P2P(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 시절에는 토지매입, 인허가, 준공, 분양 등을 사금융 형식으로 진행했다"며 "이후 이른바 'e-Reits 시절'엔 리츠를 인터넷으로 모집 및 운영했으며 이후 '조각 투자'라 하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유동화'를 거친 후, STO로 넘어와서는 증권형 가상화폐를 통해 실제주주처럼 권리를 행사했다. 현재는 블록체인 기술로 인한 프롭테크의 혁신까지 와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Reits)는 소액투자자들의 자금을 가지고 부동산에 전문적으로 투자를 하는 뮤추얼펀드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주요 참석자들이 각자 토론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주요 참석자들이 각자 토론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제2 강연자로 나선 조찬식 펀블 대표는 증권형 토큰(STO)의 개념부터 설명했다. 조 대표는 "STO시장이란 랜드마크 빌딩, 항공기, 선박, 고가 미술품 등 개인들이 평소에는 투자하기 힘든 고액 자산을 소액으로 투자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라며 "올해 법제화를 통해 제도권에 들어올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이 한국에서도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되기 때문에 얼핏 보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유사해 보일수 있지만 실물 자산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STO가 허용되면 대형 부동산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작품, 음악저작권 같은 지적재산권 등 기존에는 거래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실물 자산을 기초로 한 토큰 형태의 증권을 발행해 소액으로 쉽게 투자하고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각 낸 토큰을 구입한 투자자는 지분, 의결권, 이자, 수익금 등을 비율에 따라 나눠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통해 올해 상반기 내 관련 법안인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토큰 증권 발행 및 유통에 대한 법제화의 틀을 마련해 이르면 내년 말 STO를 전면 시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법제화를 통한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이 가까워지면서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들과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들 사이에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NH투자증권이 'STO 비전그룹', KB증권은 'ST 오너스', 신한투자증권이 'STO 얼라이언스' 등 각각 토큰증권 협의체를 구축하며 STO 생태계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 자료집에 나온 이미지 컷. (사진제공=조명희 의원실)
19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STO규제와 발전 방안 토론회' 자료집에 나온 이미지 컷. (사진제공=조명희 의원실)

아울러 "이렇게 대형 자본이 STO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토큰증권을 이용해 새로 개발되는 조각투자 상품의 매력으로 투자자들이 모이는 곳에 선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자신이 운영하는 STO 관련 플랫폼인 펀블(FUNBLE)에 대해선 "NH투자증권의 'STO 비전그룹'에 참여해 제도권 금융사와 함께 시장을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미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를 2021년 5월에 취득하고 2023년에 2년 추가 연장하게 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조각투자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토큰증권의 거래가 활성화 되면 범용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이 폭 넓은 글로벌 투자자 유인 및 디파이 생태계 등의 풍부한 유동성을 이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대표는 나름의 결론도 제시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발행·유통 분리 원칙에 따라 발행기관과 유통기관이 분리된 사업구조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승인 소요기간·계좌관리기관과 시스템 연동 구축에 따른 소요기간도 충분히 감안하고 법령 개정 전후의 시스템 구조 변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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