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3.05.20 14:00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제공=LG전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전통적 '가전 명가'로 꼽히는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고 있다. 어느덧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전장(VS)을 필두로 다양한 신사업에 힘을 실으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신성장동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수요 급감에도 주력인 가전 사업서 호실적을 거둔 LG전자지만,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의 필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불안한 국제 정세와 글로벌 공급망 혼란, 에너지·환경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는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은 전장이다. 2013년 출범 후 연달아 적자를 기록하며 일각에서는 '아픈 손가락'이란 지적까지 들었지만, 최근에는 자타공인 LG전자의 미래로 불리고 있다. 

LG전자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1분기 평균 가동률은 99%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오른 수치다. 설비 가동률은 사업체의 생산 능력 대비 실제 생산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수치가 오를수록 설비들이 방치되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는 뜻이다. 99%의 가동률은 VS사업본부가 1분기 내내 쉬지 않고 모든 생산라인을 가동했다는 의미다. 그 결과 해당 기간 VS사업본부의 생산 물량은 936만5000개로 역대 분기 생산량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VS사업본부는 지난 2019년 1분기 역대 최대치에 해당하는 110.4%의 가동률을 기록한 적 있지만, 당시에는 생산 물량이 672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에는 역대 최대 생산 물량을 기록하며 평균 가동률까지 높아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도 꾸준히 성장세다. 올해 1분기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다.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꾸준히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리 파우더를 만들기 전 단계의 조각 유리. (사진제공=LG전자)
유리 파우더를 만들기 전 단계의 조각 유리. (사진제공=LG전자)

아울러 LG전자는 최근 주총에서 정관상 사업 목적을 추가하는 안건을 연달아 상정하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는 사업 목적에 ▲기간통신사업 ▲화장품판매업을, 지난해에는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을 깔아둔 셈이다.

이러한 신사업들 역시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17일에는 항균 작용을 하는 '항균 유리 파우더', 물에 녹아 해양 생태계 복원 등에 적용 가능한 '수용성 유리 파우더' 등을 필두로 신개념 기능성 소재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리 파우더란 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플라스틱, 섬유, 페인트, 코팅제 등 다양한 소재를 만들 때 첨가하면 항균 및 항곰팡이 성능을 갖출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실제로 항균 소재는 코로나 이후 수요가 급증해 헬스케어, 포장, 의료, 건축자재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소재에 적용되며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 LG전자 프라이빗 뷰티 케어 솔루션 'LG프라엘'은 이달 12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서울 꼴라보하우스 도산에서 'LG프라엘 더마쎄라'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뷰티 사업 공략을 위해 고객 접점을 늘리려는 의도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에도 LG프라엘 더마쎄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전용 브랜드몰과 전국의 베스트샵 매장의 체험존을 통해 고객과 소통한 바 있다.

LG전자의 신성장동력 발굴 작업은 향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고객 경험 중심의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시장과 고객에게 기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겠다"며 "사업모델과 방식을 변화해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기회 영역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 경기 불황에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건강한 체질로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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