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5.19 17:30
애플카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애플카인사이더 홈페이지 캡처)
애플카 예상 렌더링 이미지. (사진=애플카인사이더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프로젝트 타이탄'이라 불리는 애플카 출시가 2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들어갔다. 애플카에 대항하기 위한 전동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일 특허전문매체 페이턴틀리 애플(Patently Apple)에 따르면 지난주 애플은 자율주행 또는 반자율주행 차량 내부용 스마트 테이블과 관련된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이 공개한 사진에는 '타이탄 프로젝트(Titan project)'라고 적혀있다. 이는 애플의 자동차 프로젝트를 가리키는 내부 코드명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카는 2025년 출시를 목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애플카는 등장만으로도 업계의 지각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기업들은 이에 맞설 강력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리이매진(Reimagine)의 구체적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레너드 후르닉 CCO. (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
리이매진(Reimagine)의 구체적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레너드 후르닉 CCO. (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

◆재규어랜드로버, 기업명 통합·브랜드 독립…전동화 대전환 '총력'

브랜드 전략을 전환하고 빠르게 추진 중인 기업은 재규어랜드로버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동화 대전환' 시대에 맞춰 전기차 기반의 모던 럭셔리 브랜드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전기화 모듈 아키텍처(Electrified Modular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랜드로버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순수-전기 옵션을 모두 포괄하는 레인지로버 및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MLA(Modular Longitudinal Architecture) 플랫폼은 유지할 예정이다. 

영국에 있는 헤일우드 공장은 전기차 전용 제조 시설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레인지로버 전기차(BEV)를 필두로 2030년까지 전체 판매 차량의 60%를 순수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재규어는 2025년부터 전 모델에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레너드 후르닉 재규어랜드로버 최고사업책임자(CCO)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서울 호텔에서 개최한 '리이매진(Reimagine)'전략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것"이라며 "MLA 플랫폼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세 가지 유형의 파워트레인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디펜더, 디스커버리, 재규어를 앞으로 개별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를 '하우스 오브 브랜드(House of Brand)' 전략이라고 명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각 브랜드의 고유 개성을 확장하고, 가장 안목 있는 고객을 위한 가장 매력적인 모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가 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고객에게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레인지로버, 디펜더, 디스커버리 브랜드는 계속해서 랜드로버 배지를 달고 판매된다.

GM이 준비 중인 전기차 '이쿼녹스 EV'. (사진제공=한국지엠)
GM이 준비 중인 전기차 '이쿼녹스 EV'. (사진제공=한국지엠)

◆"뺄 건 빼고 내실 다진다"…공백은 '전기차로'

완성차 업체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을 순차적으로 단종하는 한편, 신형 전기차 출시 일정을 공개하며 내실을 다지는 모양새다.

한국지엠(GM한국사업장)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세단 말리부와 경차 스파크를 단종했다. 스파크는 현재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재고 물량까지만 판매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콜로라도에 집중하고 2025년까지 얼티엄 기반 보급형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와 스파크는 완전 변경 혹은 부분변경과 같은 모델 체인지가 오랫동안 진행되지 않았다. 전동화 전환을 목표로 하는 GM 글로벌 정책에 맞춰 말리부와 스파크 판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3000만원 이하 전기차 ID.2 all을 2025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1회 충전 시 450㎞(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다.

현대차는 대표 해치백 i30의 국내 판매를 중단했다. 곧 해외 판매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분변경 신차를 출시한 쏘나타도 이번 8세대를 끝으로 내연기관차 단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도 아반떼의 대항마로 꼽히던 K3를 단종하고 내년부터 소형 전기 모델 ‘EV3’ 생산에 들어간다. 경차 모델인 기아 레이와 현대차 캐스퍼의 전기차 버전도 올해와 내년에 걸쳐 공개된다. 가격대를 낮춘 저렴한 엔트리 모델을 출시해 대중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카의 등장이 자동차 업계에서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각 기업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애플카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회사다. 애플카의 등장은 시장의 지각변동을 강력하게 일으킬 것"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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