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5.23 13:33
러시아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러시아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점령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독일 베를린 함락에 비유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AP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TV 방송과 친청부 신문들은 지난 20일 바흐무트 점령에 관한 러시아 당국의 발표가 나온 이후 연일 러시아군의 승전 소식을 현지 특파원발 보도 등으로 전하며 축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일요일인 21일 저녁 러시아의 가장 인기 있는 국영 방송 '제1채널'의 한 앵커는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의 러시아 명칭)가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신화가 깨졌다"면서 "이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한 러시아 군인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차대전 당시) 우리 할아버지들이 베를린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또 다른 국영 TV 방송 '로시야 1'의 특파원은 "이제 러시아군은 세베르스크(우크라이나명 시베르스크), 콘스탄티놉카(콘스티안티니우카), 크라마토르스크 등의 도시는 물론 심지어 (훨씬 더 서쪽에 있는) 드네프르(드니프로)까지 진격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친크렘린계 신문들도 바흐무트 점령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전하며 승전 축하 분위기 조성에 가세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붉은색 글씨로 "바흐무트가 점령됐다. 다음은 어디인가"란 요란한 제목을 달았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는 '아르툐몹스크 전환점'이란 큰 제목 아래 "우크라이나군이 중요한 요새 도시인 바흐무트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썼다.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칼럼을 통해 "러시아가 224일간의 전투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최정예 사단을 분쇄하고, 그들의 장비를 대규모로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작년 7월부터 민간용병그룹 바그너 부대를 앞세워 바흐무트를 공략했다. 마침내 지난 20일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점령을 선언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해방 작전 완료' 발표와 함께 바그너 용병과 자국군을 치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주변 고지대를 중심으로 러시아군 병력을 반원 형태로 에워싸는 대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다시 도시 중심부로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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