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5.23 20:41

"해류 따라 확산·희석돼 유의미한 영향 없고 피폭 가능성 매우 낮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할 우리 정부 시찰단이 지난 22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현장 방문점검을 하루 앞두고 일본측과 기술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할 우리 정부 시찰단이 지난 22일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현장 방문점검을 하루 앞두고 일본측과 기술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민주당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에 대해 "마실 수 있을 만큼 안전하다면 식수로 사용하면 된다"고 비판한데 이어 '원전 시찰단 국회  출석 추진'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無) 깜깜이' 시찰"이라고 쏘아붙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시찰단을 국회에 출석시킬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2020년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이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심지어 대정부 질문에서 이 같은 공식적인 외교부 입장이 나왔지만 함구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재인 정부 시절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뒤 23일 밝힌 바에 따르면, 2020년 10월 문재인 정부는 당시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현황'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후쿠시마 처리수가 '과학적으로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본이 방출할 오염수가 국민의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유의미하지 않다'고까지 덧붙였다. 심지어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7회에 걸쳐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도 후쿠시마 원전의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의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국민적 불안감 또는 위험성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또 원안위는 국제 기준인 유엔방사능피해조사기구(UNSCEAR)의 방법을 사용해 일본 해안가 인근 지역의 방사선 영향 평가를 실시한 결과 수치가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 국내 연안 해역을 대상으로 방사능 농도를 조사해보니 지난 2019년 기준 0.892~1.88m㏃/㎏이 나와 후쿠시마 사고 이전의 평균치(2006~2010년 0.864~4.04m㏃/㎏)와 유사했다고 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사고 이전의 평균치 최대가 이후보다 3배 가량 높았다.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일본은 현재 평균수치가 내려갔다.

이 보고서에는 "생체에 농축되기 어려우며 수산물 섭취 등으로 인한 유의미한 피폭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오염수가 국내 해역에 들어올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해류에 따라 확산·희석돼 유의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정의용 당시 외교부 장관은 지난 2021년 4월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보제공 등)세 가지 여건이 마련되고 (오염수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맞는 적합성 절차에 따라서 된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답변했다.

문 정부에서 요구했던 3가지 안은 ▲정보공유 ▲사전협의 ▲한국참여이다. 일본 기시다 총리는 지난 5일 방한 중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한국 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관련 시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후쿠시마 시찰단장)은 22일 도쿄 외무성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선 방류 전에 (핵종을) 측정하고 (오염수를) 저장도 하는 'K4 탱크들'의 여러 사항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필요한 자료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2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진행되는 시찰을 통해 다핵종제거설비(ALPS)와 K4 탱크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시찰단은 이날 일본 외무성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후쿠시마 1원전 시찰 항목을 확인하기 위한 기술회의를 진행했다.

ALPS는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핵심 설비다. K4 탱크는 핵종(원자핵의 종류)을 측정·확인하는 시설로 오염수를 저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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