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6.01 14:07

2020년대 후반 실전 배치…신종우 "미국·이스라엘 수준 탄도탄 요격기술 보유 입증"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ADD는 네 번째 요격시험인 이번 시험에서 시험평가에 진입하기 전 탄도탄 요격 성능의 기술적 성숙도를 최종 확인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30일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탄도탄 요격시험을 참관한 후 기자단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ADD는 네 번째 요격시험인 이번 시험에서 시험평가에 진입하기 전 탄도탄 요격 성능의 기술적 성숙도를 최종 확인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30일 충남 태안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탄도탄 요격시험을 참관한 후 기자단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우리나라가 독자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이 추가 요격시험에서 성공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달 30일 충남 태안 소재 ADD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로 날아오는 표적 미사일을 교전 목표지점에서 요격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이번 시험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박종승 ADD 소장 등이 참관했다. L-SAM 요격시험 현장이 취재진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고도 50~60㎞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하는 '시커'(정밀추적기)와 탄도미사일에 부딪혀 파괴하는 직격비행체(KV·Kill Vehicle)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런 성능을 가진 유사무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달 30일 'L-SAM 종합 유도 비행시험' 전체 과정을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시험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모사한 표적탄을 탐지 추적하고, 목표 고도에서 실제 요격하는 실전 방식으로 진행됐다.

작년 11월 표적탄을 처음 요격한 이후 진행된 네 번째 시험이었고, 목표로 설정된 고도에서 표적탄의 추진기관을 정확히 요격해 격파했다. 앞서 진행된 세 차례 요격 시험에도 한 번을 제외하고 두 번 표적탄을 직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공에 따라 L-SAM은 추가 신뢰성 검증 등 올해까지 시험 평가를 종료하고 내년까지 체계 개발을 끝내기로 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체계 개발이 5년 만에 종료되면 양산 단계에 착수하게 된다.

국방부는 "향후 L-SAM은 시험평가를 거쳐 내년 개발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해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후반경 군에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3단 구조인 L-SAM은 추진기관(1·2단), KV(3단)로 이뤄졌다. 1·2단은 음속을 넘어서는 속도로 비행하며 KV에는 IR(적외선) 탐색기(시커)가 있다. 시커가 요격할 미사일의 추진기관에서 발생하는 열 등 표적 정보를 정확하게 추적한다. 이 정보를 토대로 KV는 자세 추력 제어 장치를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직격해 격파하게 된다.

L-SAM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에 속하는 무기다. 만약 L-SAM이 요격하지 못하는 미사일은 고도 40㎞ 안팎에서 패트리엇(PAC-2/PAC-3) 및 국산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개량형인 천궁-Ⅱ가 요격한다.

군은 이런 다층방어체계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 이 체계가 구축되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상층과 하층에서 다층적으로 요격하는 확률이 더 높아지는 셈이다. 한마디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시험 발사 현장을 참관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L-SAM은 다층 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이라며 "사드(THAAD)에 버금가는 수준인데 앞으로 L-SAM 개량형(Ⅱ)까지 개발하면 미국 수준 못지않은 방어체계를 갖추게 된다"고 피력했다.

이 장관은 또 "L-SAM 개발은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 능력이 높은 고도까지 확장된다는 의미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L-SAM-Ⅱ, M-SAM 블록-Ⅲ 개발도 조기에 착수하여 북한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직·수평적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줄 달라"고 당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은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가 단거리인 M-SAM에 이어 장거리 탄도탄 요격체계인 L-SAM까지 개발에 성공한 것은 미국, 이스라엘 등 방위산업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는 탄도탄 요격기술을 명실상부하게 보유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군은 L-SAM보다 요격 고도가 높은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북한의 KN계열 탄도미사일처럼 변칙 기동하는 활공 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요격유도탄을 각각 확보하는 L-SAM 개량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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