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6.02 09:52

방기선 "돼지고기·고등어 등 8개 농축수산물 관세 이달부터 인하"

(자료제공=통계청)
(자료제공=통계청)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물가 상승률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3%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지속되고 가공식품·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 둔화가 더해지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1.13(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10월 3.2%로 3%를 넘은 뒤 11월(3.8%)과 12월(3.7%), 2022년 1월(3.6%),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3월(4.1%)과 4월(4.8%)에는 4%를 돌파했고 5월(5.4%)에는 5%를 넘어선 뒤 6월(6.0%)과 7월(6.3%)에는 6%대로 올라섰다. 작년 7월을 정점으로 소비자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석유류 가격 안정세 영향으로 작년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까지 둔화됐던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5.2%)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 영향으로 반등했으나 2월(4.8%)에는 10개월 만에 4%대로 하락했다. 

3월(4.2%)을 지나 4월(3.7%)에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고 5월에는 2021년 10월(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5월까지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 수준이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3.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4.0%, 하반기는 2.9%로 제시하면서 연간 물가 상승률을 3.5%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기저효과 확대로 6~7월 중 상당폭 낮아졌다가 이후 소폭 높아져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과 7월 6%대 상승했던 만큼 올해 3분기 물가 상승률은 2%대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자료제공=기획재정부)

5월 소비자물가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1년 전에 비해 3.0%, 서비스는 3.7% 각각 상승했다.

우선 상품 중 농축수산물의 경우 0.3% 내렸다. 39개월 만에 하락했다. 농산물은 1.9%, 수산물은 6.1% 각각 올랐으나 축산물이 5.8% 내렸다. 농산물 가운데 채소류는 6.9% 올랐다.

품목으로 살펴보면 닭고기(14.8%), 고등어(11.3%), 양파(33.5%), 파(20.8%), 고춧가루(7.8%), 오징어(12.8%), 풋고추(20.1%) 등은 오르고 돼지고기(-8.3%), 국산쇠고기(-6.4%), 수입쇠고기(-8.0%), 포도(-13.5%), 쌀(-4.3%), 배(-22.2%), 달걀(-3.6%) 등은 내렸다.

공업제품의 경우 가공식품(7.3%)이 올랐으나 석유류(-18.0%)가 내리면서 1.8% 상승하는데 그쳤다. 석유류는 경유(-24.0%), 휘발유(-16.5%), 자동차용LPG(-13.1%) 등을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넉 달째 하락 중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료(25.7%), 도시가스(25.9%), 지역난방비(30.9%) 등을 중심으로 23.2% 상승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여파로 20%대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다. 

서비스의 경우 집세(0.6%)와 공공서비스(1.0%), 개인서비스(5.6%)가 모두 올라 1년 전에 비해 3.7% 상승했다.

집세는 전세(0.5%), 월세(0.7%)가 모두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유치원납입금(-6.2%), 국제항공료(-8.9%) 등이 내렸으나 외래진료비(1.8%), 택시비(6.9%) 등이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그간 누적된 원가 부담으로 외식(6.9%)과 외식외(4.7%)가 전부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보험서비스료(13.0%), 공동주택관리비(5.6%), 구내식당식사비(8.3%), 생선회(외식, 6.4%) 등은 오르고 자동차보험료(-2.0%), 이러닝이용료(-11.7%), 관람시설이용료(-5.2%), 국내항공료(-5.0%) 등은 내렸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113.00로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20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낮아 체감물가는 다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월세 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8% 올랐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10.30으로 4.3% 상승했다. 3, 4월에 이어 5월에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보다 높았다. 또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08.63으로 3.9% 올랐다.

방기선 기재부 차관이 지난 5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재부 차관이 지난 5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5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인 2022년 1월(3.6%)보다 낮아졌다"며 "OECD 국가 중에서 3%대 물가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초부터 높은 오름세를 보였던 식품 및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폭이 완화되고 전월세 가격도 하향 안정된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원자재 가격 변동성, 여름철 이상기후 가능성 등 향후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물가 안정기조 안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돼지고기, 고등어, 설탕·원당 등 최근 가격이 높아진 8개 농축수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조치를 6월부터 차질 없이 추진해 먹거리 물가 불안요인을 사전에 방지하고 품목별 가격·수급 동향을 점검하면서 필요시 신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구조적 물가안정 노력도 강화해 농산물 산지 유통센터(APC)의 광역화를 통해 농산물 유통의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며 "거점 스마트 APC를 중심으로 인접한 소규모 APC들을 기능별로 재구성하고 주요 농산물을 마트·외식용·가정용 등 수요에 맞게 규격화해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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