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6.02 10:50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차이잉원 공식 트위터 캡처)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차이잉원 공식 트위터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과 대만이 중국의 거센 반발 속에 양국 간 첫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미국과 대만이 경제·무역 발전의 역사적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2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주대만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의 잉그리드 라슨 집행이사와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대만경제문화대표부 대표가 미국·대만 이니셔티브에 따른 1차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1차 협정은 보통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핵심 주제인 관세 감축 또는 폐지를 다루지는 않았다. 그 대신 세관 업무 간소화, 규제 개선, 물류 시간 단축 등을 담고 있다.

대만 경제무역협상 판공실은 이번 협정에 세관 행정·무역 편리화, 양호한 법제 작업, 서비스업 국내 규정, 반부패, 중소기업 등 5개 의제 및 향후 협상할 노동, 환경, 농업, 디지털 무역, 표준, 국영사업,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 후속 협상 7개 의제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덩전중 판공실 대표는 서명 후 "오늘 대만과 미국이 체결한 무역협정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대만과 미국 간 가장 규모가 크고 전면적인 무역 협상의 결과"라며 "대만과 미국 간 경제·무역관계의 역사적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1979년 이후 양국 간의 가장 포괄적인 무역협정"이라며 "이를 통해 대만과 여타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과 미국 간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대만의 경제·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7차례 (후속) 협상을 통해 양국 간 FTA 체결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13개 국가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 제외된 대만과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를 통해 별도 채널을 구축, 경제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해 왔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협정 체결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의 규정 등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만을 향해서는 "민진당 당국이 경제·무역 협력을 기치로 삼아 미국에 기대어 독립을 도모하는 것은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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