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6.11 14:00

연준 7월 27일 인상 재개 확률 '반반'…한은 금통위 7월 13일 선제 대응'고민'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캡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본부. (사진=Fed SNS 캡처)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가파르게 오르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가 이번 달에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7월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최근 3연속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추가 1회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오는 15일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논의한다. 연준 금리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2020년 3월 0.0~0.25%로 낮아졌다. '제로금리'는 2년 가까이 이어졌다. 연준 금리는 2022년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올라 2022년 5월에는 상단 금리가 1.0%에 도달했고 2022년 말에는 4.50%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상은 올해도 3차례 이뤄져 현재는 5.0~5.25% 수준이다.

연준 금리가 주목을 받는 것은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금리는 역전된 상황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3.5%이다. 역전폭은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에 달한다.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악영향 우려 속에서도 한은은 2월과 4월, 5월에 걸쳐 동결을 결정했다. 

연속된 한은의 금리 동결은 최근 물가 안정 흐름과 예상보다 부진한 경기 등 국내 요인에 주로 기인하나, 연준 금리 인상이 종료가 임박했다는 믿음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5월 FOMC 후 연준이 성명서에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문구 삭제가 의미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상 종료 기대감은 날로 커졌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비농업 고용의 월간 변동이 높은 수치를 여전히 기록하고 있지만 6월 FOMC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물가상승률의 둔화세가 예상됨에 따라 5.25%에서 금리 인상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상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회의에서의 금리 동결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다"며 "캐나다 및 호주 중앙은행 행보와 같이 건너뛰기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최소한 6월에는 금리인상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동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단 6월 동결 가능성이 큰 가운데 최근에는 7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3월 선진국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동결 신호탄을 쐈던 캐나다 중앙은행이 6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면서 연준의 '동결 후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이 커졌다. 

6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74.8%로 0.25%p 인상 가능성(25.2%)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자료=CME그룹 홈페이지 캡처)
6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74.8%로 0.25%p 인상 가능성(25.2%)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자료=CME그룹 홈페이지 캡처)

시카고(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9일 기준 6월 FOMC 금리동결 확률은 74.8%로 한 달전(84.5%)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유력한 모습이다. 다만 7월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은 점증되면서 확률도 반반(52.3%)이 됐다. 

김유미 키움증원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연준은 정책금리를 동결하겠지만 7월 회의에서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이 예상과는 달리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긴축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연준 역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매파적 입장이 시장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은도 금리인상 '종료'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과도하다"며 "호주중앙은행도 동결하고 지켜보겠다고 해서 사람들이 다 안 올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렸다. 한국은 그렇게 못할 것 같나. 절대로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경고했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연준 금리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6월보다 7월 인상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은은 물가나 경기, 금융안정 상황, 연준 통화정책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을 예단하긴 어렵다"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상당기간 목표 수준(2%)을 웃돌 것으로 보이고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있기에 인상 사이클이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다음 기준금리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오는 7월 13일에 예정돼 있다. 7월 FOMC(27일)보다 보름 가량 앞선다. 7월 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해질 경우 한은의 선제 대응을 위한 셈법도 복잡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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