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6.13 09:16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사진=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페이스북 캡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사진=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직을 맡았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12일(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동생인 파올로와 슬하의 다섯 자녀 중 네 자녀(마리나, 엘레오노라, 바르바라, 피에르)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달려와 임종을 지켰다. 그는 약 2년 전 만성 골수 백혈병(CML) 진단을 받은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왔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시신은 이날 오후 밀라노 인근 아르코레에 있는 그의 별장으로 옮겨졌다. 13일에는 그가 소유한 방송사 '메디아세트' 제작 센터에 안치돼 조문을 받을 예정이다. 장례식은 14일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가장으로 치러진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36년 9월 2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1961년 건설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했고, 198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언론 재벌이 됐다. 이탈리아 최고의 갑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 지냈다.

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4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내며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을 갖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집권 기간 내내 온갖 성 추문과 비리, 마피아 커넥션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아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1년에는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재기에 나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에서 10년 만에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인 전진이탈리아(FI)는 집권 연정에 속해 있지만 그는 현 정부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베를루스코니는 무엇보다 투사였다"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데 두려움이 없었고, 바로 그 용기와 결단력이 그를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만들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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