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6.21 09:45

한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 예상…연간 적자 '불가피'

2023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 (자료제공=한국전력)
2023년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 (자료제공=한국전력)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1분기와 2분기 두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이 3분기(7~9월)에는 동결됐다. 국민 부담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셈이다. 여름철 전기요금 걱정은 덜게 됐으나, 한전의 적자 해소는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한국전력은 21일 올해 3분기 연로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에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을 더해 책정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이미 최대치인 5원을 적용하고 있다. 전력량요금 등 다른 항목을 조정하지 않아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다.

이번 동결 결정은 이미 예상됐다. 앞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도 지난 14일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3분기 동결을 강하게 시사했다.

2분기 인상도 진통을 겪다가 2분기의 절반이 지난 5월 16일에야 이뤄졌던 만큼 한전이 한 달 만에 재차 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뤘다.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은 모두 5번에 걸쳐 ㎾h당 총 40.4원 올라 인상률은 39.6%에 달한다. 그만큼 국민 부담도 커졌다.

물론 이번 동결 결정으로 한전의 적자 해소는 요원해졌다. 에너지 수입 급증에도 불구하고 요금인상을 하지 못했던 한전은 지난 2021년, 2022년 2년 동안 누적된 영업적자가 38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6조2000억원이 추가 누적됐다.

지난해 산업부와 한전은 올해 ㎾h당 51.6원을 인상해야 적자 해소가 가능하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올해 1월에는 ㎾h당 13.1원, 5월에는 8원을 인상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전기요금을 올렸다. 총 21.1원 오른 만큼 아직 30원 가량의 인상이 더 필요하다.

다만 3분기는 본격적인 여름철인 만큼 에어컨 등 냉방가구 사용 증가에 따른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시기다. 요금 인상 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 하물며 내년 총선도 앞두고 있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의 현행 주택용 전기 누진제는 ▲200㎾h 이하 ▲201~400㎾h ▲400㎾h 초과 사용으로 나뉜다. 1단계 전력량 요금은 ㎾h당 120.0원, 2단계는 214.6원, 3단계는 307.3원이 각각 부과된다. 3분기 중 7~8월에는 냉방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요금 부담 경감을 위해 누진세도 300㎾h 이하, 301~450㎾h, 450㎾h 초과 구간으로 확대해 적용한다.

우리나라의 4인 가구 평균 월 사용량은 332㎾h 수준이나 여름철 가정의 평균 사용량은 400㎾h에 달한다. 만약 7월 500㎾h를 사용했다면 전기요금을 10만8000원가량 내야 한다. 평균 사용량(332㎾h, 5만4000원) 가구보다 두 배 부담이 커진다. 누진 3구간에 도달하면 요금은 크게 불어난다. 600㎾h는 14만4000원, 700㎾h는 18만원이 전기요금으로 청구된다.

현재 한전은 국민의 에너지 절약 동참을 위해 '주택용 에너지캐시백 제도'를 운영 중이다. 17일 기준 신청세대는 20만세대를 돌파했다. 이는 캐시백 단가를 ㎾h당 30원에서 30~100원으로 인상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에너지캐시백에 가입해 10% 이상 전기사용량을 줄일 경우 작년보다 전기요금이 오히려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철(7~8월) 평균 전기사용량이 427㎾h인 4인 가구가 사용량을 10% 줄일 경우 1만5080원(캐시백 3900원, 전기사용량 절감에 따른 요금 감소 1만1180원)의 요금이 절감돼 최종요금은 6만5450원이 된다. 지난해 전기요금인 월 6만6690원보다 약 1000원을 덜 내게 된다.

오는 8월 31일까지 신청하면 7월분부터 소급해 요금에서 캐시백을 차감받을 수 있다. 9월부터는 신청일이 속하는 월분부터 적용된다.

한국전력공사 사옥. (사진제공=한전)
한국전력공사 사옥. (사진제공=한전)

한편 이번 요금 동결로 인해 한전의 적자 해소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돌발 변수만 없다면 하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소폭이나마 흑자전환이 기대되지만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추가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전이 2분기 1조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나 2분기까지 점진적으로 오른 전기요금이 연말까지 유지되는 가운데 비용 감소 효과가 더해지면서 하반기에는 기다렸던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3분기 1조8000억원, 4분기 1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하겠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전의 영업이익이 3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서도 1~2분기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올해도 연간 적자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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