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6.23 17:20

주석궁서 95분간 정상회담…'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 위한 행동계획' 채택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 간담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베트남을 국빈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북한 핵·미사일은 역내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으로서 베트남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양자 차원 모두에서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주석궁에서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은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과 트엉 주석은 이날 주석궁에서 95분간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갖고 외교·안보 분야 전략적 협력 강화, 2030년 교역액 1500억달러 달성을 위한 경제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골자로 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또 "양국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3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정례화에 합의한 데 이어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연례화해 전략적 소통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이번에 체결한 '한국 해양경찰청과 베트남 공안부 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베트남의 해양치안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베트남과의 방산 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액 1500억 달러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협력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수출입 기업들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원산지 증명서 전자교환 시스템'을 개통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을 한층 원활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특히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공급망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윤 대통령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수소 생산, 스마트시티,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베트남 내 한국어 교육 및 장학생 초청 등 미래세대 교류 증진을 위한 교류사업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 확대 및 40억달러(5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원조, 2억달러(2600억원) 규모의 무상원조, 3000만달러(391억원) 규모의 양국 공동 연구 등 파격적인 경제 지원 계획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7년간 대외경제협력기금 지원 한도를 기존 15억달러에서 20억달러로 확대 갱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20억달러 규모의 경협증진자금 협력약정도 이번에 처음으로 체결해 2030년까지 총 40억달러의 유상원조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총 2억달러 규모 무상원조를 환경, 기후변화 대응, 보건, 교육, 디지털 전환 등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베트남 과학기술 혁신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코이카 무상원조로 향후 10년간 3000만달러 규모의 양국 공동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라며 "양국 간 미래지향적 개발 협력을 상징하는 한-베 과학기술연구원(VKIST)이 베트남 과학기술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더해 "베트남은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구상' 이행에 있어 핵심 협력국"이라며 "한-아세안 관계 발전, 한-메콩 협력에 있어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트엉 주석은 "지난 30년간 한-베트남 관계가 2001년 포괄적 동반자 관계,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2022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며 "양국은 정말로 서로에게 유수한 파트너가 됐다"고 회고했다.

트엉 주석은 또 "정치·해외 분야와 관련해 양국 고위급의 상호 방문과 협력을 정기적으로 유지하고, 국방·안보 분야에서의 포괄적 동반 관계 구체화하며 방산 분야 기술 이전 및 초국가 범죄 및 테러 방지, 비전통 안보의 대응 협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엉 주석은 "양국 경제협력을 실질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조기 추진해 2030년까지 1500억 달러 교역액을 달성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베트남 내 화력발전소, LNG발전소, DOD 사업과 국가중점사업, 하이테크 전자제품, 반도체, 빅데이터, 생명공학,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신규 투자 및 투자 확대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트엉 주석은 ▲고용허가제 연장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핵심 기술 도입 지원 ▲문화·인적 교류 활성화 등 각 분야 협력 합의 사안을 열거하면서 "우리는 이번에 양국 관련 부처들이 많은 분야에서 17개의 협력 문서 체결한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트엉 주석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선 "베트남은 한반도 정세를 관심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비핵화에 기여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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