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3.06.28 10:38

조국 총선 출마, 변수 아닌 '상수'라는 분위기…출마예정지 관악갑·광주·경남 양산·부산 거론

조국(왼쪽)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로고가 그려진 술병을 놓고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캡처)
조국(왼쪽)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로고가 그려진 술병을 놓고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국민 절반 이상이 조 전 장관의 출마를 반대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의 의뢰로 이달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9명에게 조 전 장관 출마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1%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3.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2%였다.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출마 찬성 여론에 비해 20%포인트가량 높았다.

정당 지지도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83.2%는 출마에 반대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56.1%가 출마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무당층에서 반대 43.8%, 찬성 2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대전·충청·세종·강원 60.6%, 서울 51.9%, 부산·울산·경남 54.8%, 인천 경기 53.8%, 대구·경북 50%가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광주·전라·제주의 경우 찬성이 44.8%, 반대가 44.7%로 팽팽했다.

남성은 반대 53.9%, 찬성 33.4%였고, 여성은 반대 52.4%, 찬성 33.9%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 50대는 찬성 44.8%, 반대 43.5%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표본추출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총선을 10개월가량 앞두고 야권에서는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과 그 형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 양산에 위치한 평산책방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의 총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로 민주당이 분열된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을 찾아갔고, 문 전 대통령과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술병의 술을 함께 마셨다는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허락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면서 친이재명계로 분류되지는 않는 세력'을 타깃으로 하고 있고,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양산행'을 택한 것 아니겠느냐는 시각이다. 현재는 이른바 '친문'을 세력 기반으로 출마한다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친문-비명'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 조 전 장관에게 민주당 공천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조 전 장관의 행보를 볼 때 출마는 '변수'가 아닌 '상수'로 여기고 있다.

일각에선 그의 출마 예정지역을 서울 관악갑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조 전 교수가 서울대로부터 파면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해 '이곳(관악구)에서 당선돼 정치적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지자들의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은 현재 관악구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6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3년 전 총선 막바지에 (조국) 팬덤 사람들이 (제게) 와서 '윤석열을 퇴진시키고 조국을 살리자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해주면 자기들이 돕겠다'고 했다"며 "제가 하지 않겠다고 했고 (제가 총선에서) 떨어졌다. 그런 정서가 광주에는 강하게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박 전 원장의 언급은 광주에서 조 전 장관이 출마할 경우, 광주 민심은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경남 양산 또는 부산 지역도 거론된다. 표면적으론 모두 민주당이 열세이거나 격전지로 분류된다. 이른바 '험지'이긴 하지만 경남 양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고, 부산은 조 전 장관의 고향이라서 막상 지지세가 결집된다면 해볼 만한 지역이라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이 두 지역은 출마의 명분도 있다. 이곳에서 승리한다면 조 전 장관은 그간의 사법 리스크가 무색해지며 정치적 스타로 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편,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야당 인사들은 그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모습이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20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출마설, 신당설이 계속 논란이 되는데, 조 전 장관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서울대 파면 처분이나 딸 조민 씨 관련 문제, 본인 형사 재판 항소심도 곧 시작되는데 여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출마 반대 의견을 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당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김영진 의원도 지난 22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조 전 장관 출마에 대해 "적절한지 잘 고민하실 것으로 본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조 전 장관 출마를 전제로 유불리를 재단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대단히 비민주적이고 반인간적"이라며 "뭐든지 조국 탓, 지금도 조국 탓, 내년 총선도 조국 탓하는 것은 대단히 나쁘다"고 말해 사실상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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