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3.07.01 08:00

'상저하고' 기대 여전…하반기 수출 반등·물가 안정 관건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는 다음 주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다시 내놓게 된다. 

지난해 12월 나온 정부의 올해 성장률 예상은 1.6%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월 8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올해 성장률을 1.6%로 봤다. 당시 대부분 국제기구나 연구기관이 2% 초중반로 제시했고, 낮은데는 1.8%였다"며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 아니냐고 했지만 각종 데이터를 기초로 1.6%로 정도로 보고, 거기도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기관들이 전망을 수정하면서 최근에는 1.5% 안팎 수치를 제시 중"이라며 "저희도 각종 데이터, 연구기관의 견해를 종합해 수정 전망을 할 텐데 현재로선 1.6%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는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5%, 산업연구원(KIET)은 1.4%로 각각 전망 중이다.

훨씬 낮은 성장률을 내놓는 기관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12일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내·외수 경기의 동반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2023년 경제성장률은 1.2%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기존보다 0.6%포인트 하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를 제시했다. 

해외를 살펴보면 국제금융기구(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가장 최근 내놓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1.5%이다.

국내외 전망 수준을 종합하면 1.5% 내외가 추정치의 평균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다음 주 발표될 정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1.4% 아니면 1.5%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부 전망치는 하반기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는 만큼 1% 초반대로 낮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웍스 DB)
(사진=뉴스웍스 DB)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것은 반도체 등 IT 경기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상반기 내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정부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기 흐름이 '상저흐름'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장률 논의에 있어 가장 큰 고려요인인 수출은 하반기 반등이 기대된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주 주재한 '범부처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6월 무역수지는 균형에 가깝게 대폭 개선되고 7월과 8월에는 하계휴가 등의 계절적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무역수지 개선 흐름이 주춤할 수 있지만, 이후 본격적인 무역수지 흑자 기조와 함께 수출도 증가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고용과 물가 상황도 하락하는 성장률에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올해 고용 여건의 경우 전망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초 정부나 한은, KDI는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을 10만명대 초반 정도로 추정했는데 5월까지 매월 30만~40만명대 증가 규모를 시현하고 있다. 고용률 같은 지표는 매월 역대 최고를, 실업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고령층 중심이라는 한계는 여전하나 지표 자체는 호조세인 셈이다. 

특히 물가가 안정 흐름을 타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동결 이후 최근 다시 인상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한 선택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성장률은 하락하게 된다. 이에 하반기에도 물가의 안정적인 관리가 긴요한 상황이다. 참고로 한은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5.2%) 5%를 넘은 뒤 하락하기 시작해 4월(3.7%)에는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졌다. 5월(3.3%)에는 19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6~7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호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달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6~7월 물가는 2%대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석유류 가격이 올라간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다"며 "이후 올라갔다가 연말에는 3%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내놓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5%이다. 한은의 5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 정부는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다시 제시하는데 '유지 또는 소폭의 하향' 정도로 큰 수정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