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3.07.03 08:59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시위로 버스가 불타는 등 폭력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시위로 버스가 불타는 등 폭력행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격에 숨진 사건 후 프랑스 전역에서 폭력 시위가 5일째 이어지면서 밤사이 700여명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정부는 밤사이 719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의 1300여 명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체포된 인원은 총 3000명이 넘는다.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치안 당국의 단호한 대응 덕분에 보다 진정된 밤이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에서 경찰 45명이 다쳤으며 차량 577대, 건물 74채 등이 불에 탔다고 말했다. 파리 남부 도시 라이레로즈에선 오전 1시 30분께 시장 집에 차가 돌진하고 불이 나면서 대피하던 부인은 다리가 부러지고 아이 한 명도 다쳤다.

보수 야당인 공화당 소속의 뱅상 장브륀 라이레로즈 시장은 성명에서 "집에 불을 내서 위층에서 자고 있던 가족들을 죽이려다가 차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무실에 있었다.

북부 도시 릴에선 보건소가 불타서 완전히 파괴됐다.  파리에선 건물 6채가 부서지고 경찰 5명이 다쳤으며 315명이 체포됐다.

충돌이 가장 격렬했던 프랑스 남부 대도시 마르세유에선 경찰이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50여 명을 체포했다. 시위대 부상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불안한 분위기 속에 가짜뉴스도 유포되고 있다. 경찰은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특정 지역 인터넷 제한 소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폭도로 보이는 청년들이 경찰 밴을 몰고 총을 휘두르는 이미지는 지난해 제작된 영화 속 장면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은 이날 트위터에 올라왔고 170만회 이상 조회됐다.

나엘의 할머니 나디아 씨는 이날 프랑스 BFM TV 인터뷰에서 폭동 중단을 촉구했다. 나디아 씨는 "그들은 나엘을 핑계 삼고 있으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며 "손자는 죽었고 딸은 길을 잃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시위대의 3분의 1이 매우 어린 나이"라면서 부모들에게 책임을 당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폭력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전날엔 체포된 이들의 30%가 평균 17세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 총리·내무·법무 장관 등과 대책회의를 할 예정이다.

한편 나엘에게 총을 쏜 경찰관은 구금돼서 살인 혐의로 정식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당초 나엘의 다리를 겨냥했지만, 차가 출발할 때 부딪히면서 가슴을 쏘게 됐다고 그의 변호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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